미래, 벳네온 여기 +13+

눈벳네온의 눈

인도 콜카타에서 유심을 사러 간 곳에서 만난, 캐나다에서 오신 아저씨는 내게 이 책(The art of patience)을 아냐고 물었다. 이 이야기를 담은The velvet queen(2021)이라는 제목의 다큐도 있다고 했다.

*유심 산 곳은 아래 정보가 있습니다. 콜카타에 가실 분 참고하세요. 환전도 가능!

한국엔 '눈벳네온'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오른쪽은 다큐 속 ost

티베트 고원에서 서식하는 멸종동물인 '눈벳네온'을 담기 위해 극한의 추위 속에 잠복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이야기다. 뭘 잘못 먹었는지 배탈이 나서 며칠 째 기운이 없었고나도 나름 극한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하려다가.. 보여주시는 사진 한 장(아래)에 눈이 번쩍 뜨였다.

벳네온을 이야기하시더니 왜 '새 사진'을 보여주는가 싶었다.

@Vincent Munier 벳네온 발견하셨나요?

사진에 벳네온이 있다. 그들이 그렇게 찾고 또 찾던. 그는 이 사진을 인화해서 볼 때까지 벳네온을 담았다는 것을 몰랐다. 사진은 그와 동행한 사진작가 뱅상 뮈니에가 찍은 것이다. 작가는 새를 관찰하고 눈벳네온은 그 관찰자 너머에서 그를 지켜본다. 마치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 같다.

만약 작가가 눈벳네온이 사진에 있다는 걸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면 눈벳네온은 존재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떤 것을 볼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존재가 우리 삶에 들어오고 의미가 된다.

눈벳네온을 찾기 위해 고원에서 견디는 그 모든 시간이 어쩌면 전부다. 눈벳네온을 탐구하는 것, 자신을 탐구하는 것 그리 다르지 않다. 눈벳네온을 발견하든 하지 않든 그건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가 말하는 인내와 침묵은 단순한 기다림을 넘어서자연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마음을 열어놓는 것이 아닐까. 인도의 이야기가 빠질 뻔하다가 내 안에서 존재했던 벳네온처럼 드러났다. 감사의 전율이 흐른다. 그래서 오늘의 눈은 눈벳네온이다.

주목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 그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긴다. 그 시간이 권해준 책을 벳네온 읽는다.

오늘 무엇을 보셨나요? 같은 풍경에서 무얼 또 볼 수 있나요?

https://youtu.be/kGVhwgHIy74?si=iXxmMoDE6MweAi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