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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아키 Apr 22. 2025

나선으로 물결치는 크랩스 사이로

오동숲속크랩스

크랩스


움츠려 있던 어깨는 내려가고 옷차림은 가벼워졌다. 목련이 피어나더니 금세 벚꽃이 흐드러진다.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얼굴 높이로 올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봄이 온 것이다.


봄이 오자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오동근린공원을 거니는 사람들도 발걸음이 가볍다. 짝꿍 손을 붙잡고 걷는 유치원 어린이들이 무리 지어 지나가고, 느긋하게 걷는 어르신들과 교복을 입은 왁자지껄한 학생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들이 모두 ‘오동숲속크랩스 ‘ 앞을 지난다.


크랩스
크랩스


오동숲속크랩스은 마치 공들여 깎은 사과껍질 같은 지붕을 가졌다. 사과의 윗부분부터 시작해서 동그랗게 사과 껍질을 깎다 보면 괜스레 끝까지 끊기지 않게 사과를 깎아내고 싶은 욕심이 든다. 사과 하나를 다 깎아내고 나면 왠지 모를 뿌듯함에 사과 껍질이 얼마나 길게 깎였는지 들어보곤 하는데, 오동숲속크랩스의 지붕은 사과의 겉 부분으로 만들어진 나선의 껍질과 같은 지붕 형태를 가졌다.


(후략)




브리크에서 연재를 시작하였습니다.

https://magazine.brique.co/article/today-library_odong-public-libr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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