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 테이크아웃 & 프리카지노
지난주를 끝으로, 총 세 편에 걸친 경주 숙소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처음에 숙소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한 편 정도로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소개글을 쓰면서, '아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이거 한 번에 못 끝내겠는데?'라는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결국 숙소 이야기를 세 편에 나누어서 하게 되면서, 내가 경주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다시느꼈다.
이사를 간 것도 아니면서 1년의 1/6 정도를 다른 지역에서 보냈다는 건, 뭔가 '세미' 이사 정도는 되는 행위였던 것 같긴 하다.
참고, 지난주까지 올린 프리카지노 숙소 소개 편 링크
여행을 준비하면서 숙소와 교통편이 해결되면 그다음으로 가장 궁금한 건 뭘까?
나에게는 그다음 가장 큰 관심사는 <음식이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것이 있을까? 분위기 좋은 곳이 있을까? 특이한 디저트가 있나? 맛있는 빵집은 없나?
오래전부터 여행지에서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 먹기였다. 그래서 오늘은 프리카지노에서 잘 먹기 카페 & 디저트편을작성해보려고 한다.
프리카지노 & 디저트편으로 포문을 여는 이유는,
1. 나는 여행 가기 전에도 카페와 디저트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봤다.
2. 여행 다녀와서 좋았던 가게를 정리해 보니 카페 & 디저트집이 가장 많았다.
예산과 시간의 제약으로 아주 많은 카페와 디저트 가게를 간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정보가 제한적이지만,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이 경주 여행에서 조금 더 맛있는 것들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
찻집 : 아차차 & 설록
테이크아웃 : 황남빵 & 스윗문 & 프프프 & 푸릉원
카페 : 선화 & 석등있는집
사진 찍기 좋은티룸 찻집 아차차
금리단길에 있는 티룸 아차차. 현지에서 알게 된 2030대 여성들이 추천해 준 찻집이다. 몇 명이 연속적으로 '아차차'를 추천해서 궁금하던 찰나였는데, 기회가 닿아서 혼자 다녀왔다. 참고로,주말에는 대기가 있을 정도로인기가 많은 곳이다.
솔직히 예전엔'찻집'은 가성비가 좀 떨어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냥 물에 우려내기만 하면 되는데, 비싸기만 하고 맛도 애매한, 그런 곳?
근데 최근에 몇 가지 종류의 차를 마시다 보니 다른 맛의 차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차를 마시는 순간의 여유와 가벼움이 좋아졌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 차 덕분에 진정 효과를 느낀 적도 있었다.
아차차는 차를 시키면 기본 다과를 함께 주는데, 이미지에 있는 것이 다 합쳐서 6500원이다. 호지차 6500원과 기본 다과. 이 날 나는 더위에 지쳐 있었고, 아차차 덕분에 몸과 마음의 기력을 회복하고 길을 나설 수 있었다.
매력 포인트를 정리하자면, 사진 찍기 좋은 분위기 &차를 마시면 기본 다과가 함께 나오는 가성비
말차와 가래떡이 맛있는설록원,
설록원도 아차차처럼 금리단길 근방에 있는 찻집이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좋아해서 두 번이나 방문했다.솔직히 말하면 인스타 사진용으로는 아차차가 좀 더 적합한데, 조용하게 시간도 갖고 차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설록원이 정말 좋은 곳이다.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셔서 차에 대한 질문을 하면 성심성의껏 설명해 주신다.
특히 매력 있는 메뉴는 말차와 가래떡구이. 여기에 방문하기 전에도 말차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였다. 근데 여기에서 따뜻한 말차를 처음 마셔보고,'아, 말차가 이런 맛이 나는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정말 맛이 다르면서 매력 있어서 신기했다.
그 이후에 말차라떼 아이스를 시켜 먹은 적이 있는데, 말차라떼 아이스보다는 말차를 마시면서 그 컬처쇼크를 더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첫 방문에는 말차를 추천한다.
가래떡구이도 빼놓을 수 없는데, 가래떡구이는 부추맛이 나는 부추 가래떡이다.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부추 가래떡을 구매하려고 알아봤는데, 확인한 바에 따르면 프리카지노에서만 부추 가래떡을 팔고 있는 것 같았다. 가래떡 홀릭이 되어서 주문까지 해서 먹고 있다. 요즘은 내 증량템...! (증량 필요 없는데...)
매력 포인트는, 친절한 사장님과 말차 & 부추 가래떡.
무조건 따뜻할 때 먹어, 황남빵
경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경주가 경주빵과 찰보리빵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정도로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판매하는 곳이 많다. 그리고 저마다 다 원조임을 주장하고 있다. 원조라고 하는 가게가 너무 많아서 솔직히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맛이 다 비슷할 것 같긴 해도 뭔가 제대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방황하던 내게 황남빵이 찾아왔다. 솔직히 말하면 경상도에 오래 거주한 지인들이 '황남빵'을 추천해줘서 내가 찾아 간 거긴 하다.
어쨌든 그들의 말에 따르면, 황남빵이 황남빵으로 특허(?)를 내는 바람에 다른 빵들은 모두 경주빵으로 판매하는 것이며, 황남빵이 원조일 거라는 것이다.
그 말의 진위를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지인들을 믿고 황남빵으로 향했다. 낱개로도 구매가 가능해서 2개만 사서 먹어봤는데, 와...! 정말 맛있었다. 뭔가 달달하면서도 당기고, 너무 부담스럽게 달지 않은 이 맛...!
2개만 산 것을 후회했다. 그래서 그 뒤에는 좀 더 왕창사서 아껴 먹었는데, 확실히 따뜻할 때랑 식었을 때 맛이 좀 다르다. 따뜻할 때가 진짜 엄청 맛있다.
그래서 추천한다면, 프리카지노에 있는 동안에 낱개로 사서 조금씩 먹어보자.
금리단길 스콘 맛집, 스윗문
금리단길에 있는 스윗문. 가만 보면 내가 좋아했던 가게들은 금리단길에 많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내가 맛있게 먹었던 스콘은 마카다미아 더블 초코스콘이다.
사실 서울에도 스콘 맛집은 많다. 아마 경주 스콘 맛집보다 서울 스콘 맛집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가게들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스콘이 맛있다는 곳은 많은데 내 입맛에 맞는 스콘집을 찾기는 좀 어려웠다. 그 특유의 푸석거리는 맛 때문에 잘 안 당긴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경주에서 만난 친구가 스콘이 맛있는 곳이라고 스윗문을 소개해줬을 때, 별다른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근데 막상 두 개의 스콘을 먹다 보니 좀 푸석거림의 정도와 달달한 정도가 내 입맛에 참 잘 맞았다. 게다가 사장님이 무척 호탕하신 느낌도 들었고...
이곳의 매력은, 쿨한 사장님과 내 입맛을 저격하는 마카다미아 더블 초코스콘.
무조건 허니 스프레드, 프프프
프프프베이커리는 앞선 다른 가게들과 다르게 황리단길에 있는 곳이다. 굳이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황리단길 왔다 갔다 하다 보면 한 번은 지나치게 되는 곳이다. 프프프 크룽지, 버터츄리, 버터 스프레드가 유명하다.
그래서 기념품으로 허니스프레드, 얼그레이스프레드, 흑임자 버터스프레드 이렇게 세 가지 종류를 모두 담아서 사 왔었다. 맛을 기준으로 꾸준히 제일 맛있게 먹은 건 허니스프레드. 게다가 유통기한도 허니스프레드가 가장 넉넉하다. 그래서 구매한다면 허니스프레드를 구매하길 추천한다.흑임자 스프레드는 상대적으로 어른 입맛인 분들이 더 맛있게 먹는 것 같다.
다 좋은데 살이 많이 찔 것 같은 맛이다. 허니스프레드와 설록원 가래떡이 요즘 내 증량템이다.
무조건 우유푸딩, 푸릉원
푸릉원은 경주 시외터미널 근처에 있는 푸딩 전문점이다. 안에서 먹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공간이 넓지는 않다. 그래서 난 늘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다.
사실 푸릉원에는 조금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다. 난 검색을 하다 우연히 처음 푸릉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나는 경주 감포에 있었다. 감포는 같은 경주라고는 하지만 대중교통으로는 경주 시내까지 한 시간은 걸리는 곳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시내에 가면 푸딩을 먹어야지, 이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마침 감포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던 크루(?) 몇 명이 공연을 보러 시내에 가 있었다. 난 그들에게 푸딩을 부탁하고 싶었다.
아, 지금 연락해서 돈 보낸 다음에 푸딩 좀 사다달라고 할까?
어떻게 하지? 그래도 돌아다니면서 푸딩 들고 다니기 거추장 스러울텐데...
동년배만 되었어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부탁했을지도 모른다. 근데 그들이 나보다 10~15살쯤 어린 친구들이었고, 쉽게 부탁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난 그 푸딩을 일단 포기하기로 했다. 푸딩에 대한 마음을 누른 채 감포에 남아있던 크루A와 이야기하고 있었다.하지만 푸딩에 대한 마음이 너무 깊었는지 정말 무심결에, A에게 '푸딩 먹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을 꺼내게 되었다.
어리둥절한 크루A를 위해 이 상황을 설명했고, 결국 크루A는 시내에 있는 크루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13살이나 어린 나이에도 그 순간만큼은 어른스러웠던 크루A는 "제가 푸딩이 먹고 싶어서 그런데, 혹시 푸딩 좀 사다 주실 수 있나요?"라고 말했다. 덕분에 푸딩에 대한 탐욕스러운(?) 마음을 품었던 내 이야기가 시내의 크루들에게까지 전달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른으로서 정말 이상했던 것 같다.
깔끔하게 푸딩을 포기하든가
아니면 깔끔하게 부탁을 했어야 한다...!
A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푸딩이 도대체 얼마나 먹고 싶길래...
어쨌든 결론은... 그렇게까지 해서 먹고 싶었던 푸딩이라는 것.
+ 게다가 맛도 괜찮아서 나중에 시내에서 한 번 더 사 먹음. 근데 우유푸딩이 제일 맛있다.
아지트 같은 느낌, 카페 선화
선화는 나에게 굉장히 매력 있는 카페였다. 그래서 두 번이나 다녀온 곳이다. 사람이 굉장히 붐빌 수 있는 요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그에 비해 인구밀도가 좀 낮은 곳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아마 살짝 골목으로 들어와야 보이는 곳이라서 그런 것 같다. 이 근처에 조르바, 테를지 같은 유명한 프리카지노들이 있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예쁜 분위기에 비해 사람이 적어서 맛을 걱정하기도 했는데, 먹어본 메뉴는 모두 맛있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에는 야외 바위 위에서 바람을 즐기며 앉아있을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
난 이 프리카지노를 크루A와 처음 방문했다.당시 크루 활동이 모두 종료되어서 각자의 주거지로 돌아갔던 상태인데 크루A가 프리카지노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 나를 위해 프리카지노로 방문해 줬다. 크루 활동을 할 때 10살 이상 차이나는 나랑 놀기 싫은 건데 억지로 노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했었는데, 자발적인 방문을 해주는 것을 보고 안심했던 기억...
석등있는집
월정교 근처의 석등있는집. 이곳은 한옥스테이와 카페를 함께 하는 곳이다. 그래서 카페 공간 외에도 매력 있는 공간들이 많다. 가격대도 무난하고.
매력이 있는 이유는, 탱귤쥬스(이 곳에서 직접 키우는 나무로 만든 쥬스)와 전통 한과. 여기서 내가 한과를 좋아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얼마 전에 엄마와 경주 여행했을 때도 여기에 한 번 다시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쉬운 것이다.
연속적으로 소개만 하려다 보니 조금 재미없는 설명글이 된 것 같지만, 언젠가 프리카지노를 찾게 되었을 때 이 지도가 도움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