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온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우리 반 아이들과 나는 거의 학년 말이라 착각이 들만큼 매우 가까워져 있었다. 정말 이대로만 가면 앞으로 1년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선생님, 저 이제 곧 태국으로 전학가요..."
"어? 갑자기 무슨 일로 전학을 가는 거야? 그냥 안 가면 안 돼?"
곧 전학을 간다는 우리 반 분위기메이커인 토마스카지노의 말에 너무나 아쉬운 나머지, 얘기를 듣자마자 안 가면 안 되냐? 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앞으로 항상 생글생글 웃는 토마스카지노의 얼굴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고 슬펐다. 오후에 토마스카지노 부모님과 통화할 때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저희도 여기 떠나면서 선생님이랑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요. 지윤이가 선생님을 정말 많이 좋아하거든요. 저희도 너무 아쉽네요..."
지윤이가 전학을 간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반 아이들 또한 서운해했다. 지윤이가 3학년 초에 중국 로컬학교에서 전학을 왔으니, 거의 2년 반이나 같은 반을 함께 했기에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온 듯했다.
얼마 뒤 반 아이들이 내게 찾아왔다.
"선생님, 저희 지윤이 떠나기 전에 지윤이한테 뭘 해주고 싶어요."
"어떤 걸 해주고 싶은데?"
"지윤이가 태국에 가서도 저희를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평생 잊지 않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흠... 선생님이랑 단톡방 만들어서 한 번 같이 의논해 보자. 물론 토마스카지노는 빼고"
며칠 동안 단톡방에서 의논하면서, 한 친구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우리는 전부 동의했다. 감정의 고조가 심할수록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 수업 시간에 내가 말한 내용을 응용해서토마스카지노 학교에 오는 마지막날에 몰래카메라와 깜짝 파티를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일명 병 주고 약 주기 전략이었다.
그렇게 토마스카지노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몰래카메라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아이들마다 각자 편지와 토마스카지노을 준비했고, 십시일반 해서 함께 먹을 과자와 초도 준비했다.
벌써 토마스카지노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유진이가 떠나는 당일 아침, 유진이를 잠깐 심부름 보내고 반 아이들에게 당부했다.
"얘들아, 연기 잘해야 해. 웃으면 절대 안 돼. 알지?"
"네!"
아이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일부러 1~3교시는 정상수업을 했다. 중간에 토마스카지노 '저 이제 가는데 1시간은 놀면 안 돼요?'라고 했지만 못들은 척 했다. 4교시가 되어서야 오늘이 지윤이를 볼 수 있는 마지막날임을 아이들에게 언급했다.
"얘들아, 이제 지윤이 전학 가는데 혹시 편지나 토마스카지노 이런 거 준비해 온 친구 있을까?"
(조용...)
"아무도 없어?"
(조용...)
은근슬쩍 토마스카지노의 표정을 보니, 얼굴에 약간 그늘이 졌지만 아직까지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음... 토마스카지노 좀 서운하겠는데... 그럼 얘들아, 이제 지윤이 가는데 마지막으로 해줄 말 있을까? 그래도 우리나라도 아니고 먼 타국으로 멀리 가는 거잖아."
(조용...)
서서히 토마스카지노의 표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색하게나마 웃고 있던 토마스카지노의 웃음이 사라졌다. 여기다 난 불난 집에 더 부채질을 했다.
"아니, 그래도 2년 반 동안 함께 한 친구인데, 어떻게 이렇게 정이 없을 수 있어? 너무 한 거 아니야?"
그제야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사실 딱히 할 말이 없긴 한데... 그냥 잘 다녀와."
"잘 지내."
"전 별로 안 친해서 할 말이 없는데... 잘 가."
마지막 세빈이의 말이 가관이었다.
"너 처음에 전학 왔을 때, 우리 집에도 놀러 가고 같이 다니고 했잖아. 사실 난 처음부터 네가 싫었어. 뭔가 가식적이게 보이고..."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세빈이의 말을 듣고 토마스카지노는 참았던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
"세빈아, 어떻게 떠나는 친구한테 그런 말을 해? 너무한 거 아니야? 지윤아 너는 화장실에서 눈물 닦고 좀 씻고 오는 게 좋을 거 같아."
토마스카지노는 엉엉 울며 교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 세빈이가 웃으며(?) 바로 따라나갔다. 세빈이의 임무는 위로와 사과를 하며 시간을 끄는 역할이었다. 둘이 교실을 나가자마자우리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한 초코파이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준비했던 토마스카지노과 편지를 꺼내고, 칠판에 지윤이를 위한 사랑의 한마디를 각자 썼다. 미리 계획을 했기에 불과 2분 만에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잠시 후 토마스카지노 교실문을 열었다.
"토마스카지노아 사랑해!"
울상이던 지윤이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초코파이 케이크를 보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다가 칠판에 적힌 문구와 토마스카지노들을 보고는그제야 상황을 눈치채고 다시 예전의 생글생글 웃는 토마스카지노로 돌아왔다가, 감동에 다시 눈물을 흘렸다.
"와... 선생님, 어떻게 저를 속일 수 있어요? 으아아아ㅏㅏㅏㅏ"
"어이쿠, 제자가 선생님 때린다!! 살려주세요~~~"
한 명씩 나와서 지윤이에게 정성스레 준비한 토마스카지노과 편지를 줬다. 어떤 친구는 자신이 제일 아끼던 인형을 주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태국 가서 공부 열심히 하라며 학용품을 토마스카지노하기도 했다. 난 대표로 전날 아쉬운 마음을 담아 지윤이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그 해맑은 지윤이가 떠나는 게, 어찌나 슬프던 지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나왔고, 선생님이 울자 반전체가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우리 이제 마지막인데 사진 하나 찍을까?"
다들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사진을 찍었다. 그날 나 또한 감정이 요동쳐서인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평생에 남는 좋은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지윤이와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