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문장을 읽고
나를 파괴시키지 못부자벳 것은 무엇이든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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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이었지만 나를 키운 일이 있었나요?
며칠째 기운이 없다. 입맛이 없어도 애써 끼니를 챙기고, 당기는 음식이 있는지 떠올려본다. 평소 좋아하던 커피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뜬금없이 초록 상추와 고슬고슬 흰 밥이 떠올랐다. 밥과 상추만 먹기는 마땅치 않아 고기 대신 소시지를 쌈에 올리거나 부랴부랴 참치캔을 사 오기도 했다. 고기를 구울 힘도 나지 않아서 최대한 간편부자벳 쉬운 방법으로 배를 채웠다. 잠시 힘이 나는가 싶더니 오래가지 않았다. 중력이 사라진 듯, 몸에 힘이 없어 풍선마냥 동동 떠다니는 기분이다.
이번 주부터 시작된 증상이다. 입맛이 통 없고, 허수아비처럼 몸이 퍼석하게 느껴졌다. 누워서 잠만 자고 싶고, 자고 일어나도 다시 누워서 쉬고 싶었다. 더워지기 시작부자벳 날씨를 보면 기운 내서 봄의 끝자락을 누려야지 생각만 할 뿐, 여전히 몸은 무겁기만 하다.
이게 다 봄 부자벳 그리고 독감 때문이다. 겨울이 지났다고 방심하지 말았어야 했다. 4월을 시작하자마자 몸에 이상 신호가 느껴졌다. 맹맹하고 지끈한 코부자벳와 함께 몸살이 올 것 같은 불안함. 서둘러 약국에 가서 부자벳 약을 사 왔다. 며칠 먹었더니 다행히 괜찮아졌다. 그렇게 잘 지나가는 줄 알았다. 수업을 마친 꿍이가 머리가 아프다더니 그날 저녁부터 미열이 나기 시작했다. 사흘 동안 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항생제를 일주일 먹고는 괜찮아졌다. 약을 먹을 때마다 '으아악' 고함을 지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괜찮았다. 셋째 주에는 울이가 열이 났다.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니 저녁부터 고열이 났다. B형 독감 키트에 두 줄이 떴다. 이틀 동안 수액을 맞고, 당연히 항생제와 가루약도 먹었다. 열이 떨어져서 다행이라 여겼더니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항생제를 먹느라 몸을 부르르 떨었고, 시럽에 섞은 가루약을 먹을 때는 헛구역질을 했다. 약이 너무 쓰니 아이는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잠시 누웠다 오겠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 등등 각종 핑계를 대며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끌었다. 먹어야 낫지, 안 그럼 더 오래 약 먹어야 해, 빨리 낫자, 어서 약 먹고 부자벳 세균 쫓아내자, 어르고 달래고 협박하고 소리를 질러도 아이는 엄마의 재촉에 눈물만 뚝뚝 흘리고 약병을 입에 가까이 대지 못했다.
엄마, 나도 먹고 싶은데 잘 안 돼서 너무 힘들어.
초코시럽과 요구르트의 도움을 받아 약을 겨우 먹였지만 약 하나를 두고 매번 실랑이를 하다 보니 아이도 엄마도 지쳤다. 독감 후유증인지, 약이 센 탓인지, 복통에 두통, 다리 근육통까지 와서 힘들어부자벳 아이를 보니 마음이 더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니 울이 기침이 줄고 컨디션도 좋아졌다. 정작 엄마가 시들시들 힘이 없다. 내가 잘 먹어야 부자벳들을 챙겨주지. 입맛이 없어도 밥을 먹고, 시간이 생기면 누워서 잤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챙기던 등하교 준비가 이렇게 힘이 드는 일일 줄이야.
새벽 기상을 해보려고 시도했었다. 일어나자마자 명상과 스트레칭을 하고, 모닝페이지와 필사를 마친 후 뿌듯한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직접 계획한 루틴을 실천하고 하루를 의미 있게 시작부자벳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계속 해내고 싶었는데 4월에는 루틴이 흐지부지되어버렸다. 그럼에도 실망스럽거나 아쉽지 않다.
이제야 생각한다. 새벽 기상이든 아침 루틴이든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없다고. 가장 중요한 건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거라고. 그래야 아이들에게도 한 번 더 웃어주고 더 따뜻하게 챙겨줄 수 있는 거라고.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 있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 부자벳인지 잊어버리지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