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겪고 있는 초6 딸의 촌철살인 한마디
아이들이 방학에 몸을 쓰는 활동을 해서 에너지 발산을 하고 싶다고 했고 주말에 초6 첫째가 놀러 갈만한 곳을 검색하다가 일산 스노파크와 롤러장이 후보로 올라왔고 가족들 간에 다수결의 결정으로 일산에 있는 롤러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저학년 때 생일선물로 롤러스케이트를 사서 아파트 안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탔고 가끔 시간 날 때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정도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스링크장에 종종 가서 함께 스케이트를 타봤고 전문적으로 선생님께 배운 건 아니지만 신랑과 내가 교대로 번갈아 아이들 롤러스케이트를 가르쳤고 아이들이 운동신경이 있어서 곧잘 배우고 생각보다 잘 탈 수 있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일산 롤러장에 도착했고 가족들과 처음으로 롤러장에 가서 타보는 경험을 하였다. 기억을 가다듬어보니,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아빠에게 선물 받은 롤러스케이트를 탔고 그러고는 32년 만에 오랜만에 롤러스케이트를 탄 거였다.
롤러장에 도착하여 입장권을 구입하고 헬멧, 발 사이즈에 맞는 롤러를 갈아 신고, 손과 무릎, 팔꿈치 보호대를 찼다. 난 아직 초보라고 생각되어 보조기구를 잡고 차근차근 연습을 하고 보조기구를 잡지 않고 실내 안을 5 바퀴 돌고 규모가 크고 넓은 메인 롤러장으로 향했다.
도전의식이 높은 아이들과 신랑은 큰 메인 놀러 장에 가서 바카라 에볼루션를 탔고 아이들만 초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 잠시 와서 보조기구 없이 1~2번 정도만 연습하고 바로 갔다. 아이들은 바카라 에볼루션 타다가 넘어져도 다시금 웃으면서 일어나 계속 연습하고 쌩쌩 달리는 모습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바카라 에볼루션를 열심히 탄 탓에 힘들어서 휴식공간에서 내가 서서 있는 채로 물을 마시다가 중심을 못 잡아서 "우당당탕당 쿵"하는 소리가 크거나며 엉덩방아를 크게 찧었다. 엉덩이와 꼬리뼈가 무척 아팠지만 바카라 에볼루션 직원과 옆에 앉는 사람이 나에게 괜찮냐고 얘기하는 게 엉덩방아와 꼬리뼈가 아픈 거보다 내가 집중되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 부끄러웠다.
아뿔싸! 바카라 에볼루션에 와서 이게 무슨 망신인가?
사실 눈이 펑펑 쏟아졌던 지난 목요일 오후에 아이들을 태운 차를 운전해서 주차장에 가는 길에 자동차 앞바퀴가 미끄러지고 헛돌아서 반대쪽에 서있던 오토바이를 치는 사고가 났다. 내가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간 날이 교통사고가 난 지 3일째였고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간 거였다.
초6 첫째가 나에게
"엄마괜찮아요? 엄마는 아직 초짜니까 초보공간으로 가야지. 여긴 엄마가 있을 공간이 아닌데 왜 왔어요? 빨리 초보 공간에 가서 더 연습하고 와요." 하는데 우리 아이지만 아이가 참 얄미웠고 속은 아주 부글부글했다.
"그래! 이자식아 너 잘났다."는생각이 들었다.
난 엉덩방아 찧는 것도 모자라 초6 첫째에게 직접적으로 말한 대로 공격을 받고 궁싯거렸다.
엉덩방아를 세게 찧어서 겁이 났지만 휴식공간에서 쉬다가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도전했다.역시 엄마는 강했다!!뭐든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꺽. 마니까 차근차근 내 속도로 나아가자는 생각으로 초보공간에 가서 보조기구를 사용하면서 5바퀴 돌고 보조기구 없이 혼자 3바퀴를 돌았다. 꾸준한 노력 끝에 메인 바카라 에볼루션에 가서 아주 자연스럽고 즐겁게 느끼면서 롤러를 타니 한 번도 안 넘어지고 2시간 동안 롤러스케이트를 끝까지 완수했다.
방학 동안 가족들과 롤러장에서의 시간을 꽉 채워 우리들만의 추억을 겹겹이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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