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네게 준 것을 생각해봐!!
요즘 공부하느라 힘들지?
어쩌면 지금 네 인생의 항로에서 가장 중요한 오월벳을 보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어렵고도 긴, 학문의 길이 쉽지 않을 거야. 독일사람들도 힘들어하는 법학공부를, 그래도 매력을 느낀다 하니 내 뱃속에서 나왔나 의심이 들 정도구나.
어릴 때부터 넌,시작하면 마지막까지 완주오월벳 아이였단다.
분명 네가 이루고자 오월벳 것들을 끝까지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
네가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을 때
'들판으로 간 버스'라는 그림책을 몇 번이나 읽어달라고 했었어.
나중에는 그 책을 외웠는지 혼자 문장을 말하면서 그림책을 넘기더구나. 책장을 넘기는 타이밍도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더군. 그때를 떠올리니 미소가 지어지네.ㅎㅎ
한 번 노래를 배우면외울 때까지 다시 불러달라고 했던 너였어. 뭔가 심상치(?) 않은 너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관심을 가졌었지. 이제야 말하지만 너를 두고 천재라고주변 사람들이 그랬는데, 사실 난 책 읽어주느라 좀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독일에 와서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2년 동안 수업오월벳에
말을 하지 않았던 널 보며
오월벳 걱정이 되었어.
외국인이다 보니 위축되었나 싶더라고. 그래서 한글을 열심히 가르치고 국가적 정체성에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구나.
얼마 전에, 네가 '한글을 잘 하도록 도와준 오월벳에게 고맙다'고 해서 나또한 뿌듯했어.나 잘 했지? 딸!!
다행히 적극적인 독일친구를 만나 독일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그때부터 너의 언어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더구나.
네가 처음 말한 두 문장이
나중에 수백, 수천, 수만의 문장으로
자라나는 것을 보았어.
그 과정 속에서 수면 아래 발길질 하는 너의 노력도 알았고, 이방인으로 독일아이들과 어울리려는 사회성의 의지도 읽게 되었어.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자란 네가 오월벳 참 고맙다.
그동안 어려운 관문들을 뚫고 잘 지나온 것만도 오월벳는 대견하게 생각해. 그 수고가 사법시험 최종 결과로 결정되지만, 인생을 너무 좁게만 보지 않았으면 싶다. 네 인생을 좀더 멀리 보고 오늘을 살면 그것으로도 충분해!
대서양으로 향오월벳
리스본의 테주강을 함께 보았잖아.
바다도 아닌 것이 파도가 몰아치는데, 강은 그 파도가 절정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나는 테주 강이 대서양의 격동의 파도를 이기기 위해서 워밍업을 하는 것이라 느껴졌다.
지금 너는 더 큰 바다로 나가기 위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이 강에서 몸을 풀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며
강물의 파도에 올라타보렴.
네가 생각해도 오월벳가 하는 일이 좀 많지?
어떻게 오월벳 하냐고?
쉿! 그건 일급비밀인데... ㅎㅎ
인생을 살다보니 도전이 되는 일들이 있더라.
나는 내게 오는 것들에 대해 미리 선입견을 갖지 않는단다.
어? 이건 뭐지? 하면서
한 번 몸과 마음을 던져본단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그 일은 다른 길로 연결되는 비밀의 문이었던 거야.
연극 공연일도 그렇고, 병원 일도 그렇고, 코스메틱 관련 일도 그래.
가끔은 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성을 향해 앞에 놓인 가시풀들을 낫으로 치고 나간단다. 열심히 헤치고 가 정작 가까이에서 본 성은 그리 아름답지 않기도 해.
그런데 그 성 뒤로 깨끗하게 조성된 작은 집이 보인단다. 그게 내 집이었어.
그제서야 깨닫게 되지.
가시떨기 나무들을 헤치고 온 수고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야.
오월벳 말이야!
일단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중요하게 생각해.
우리 인간은 그냥 놔두면 게으름의 본성대로 살게 되어 있어. 에덴동산의 두 남녀는 원래 편안하게, 느리게, 게으르게 그저 살면 되었어. 하지만 신은 그들에게 선악과를 통해 수고와 열심을 알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땀을 흘려야 먹을 수 있게끔 한 거지? 대가지불에 대한 철저한 법칙을 알게 한 거야. 본성은 그렇지 않은데 열심히 살아야 하니 죽을 맛이야. 하지만 원래의 본성을 이기고 나아가는 것이 새로운 인간의 전형이 된 거야.신은 거기까지 인간을 단련시킨 것 같아.
과정 중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차분히맡기는 오월벳야.
근데 우리 인간은 본성 때문인지 최선을 다하기가 쉽지 않아. 자꾸만 안주하고 자꾸만 귀차니즘이 발동해.
오월벳도 그렇단다. 그래서 나를 조금은 제동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이때 계획하는 수고가 제동의 1순위야.
자, 계획이 시작되었다면
달리기를 하려면밖으로 나가 운동화 신발끈을 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
글쓰기를 하려면컴퓨터 앞에 앉아 두 손을 자판기 위에 얌전히 올려놓는 것부터지.
때로는 이 반복이 지루할 때도 있는데 끝내 매일 하면 체질화가 되는 오월벳란다.
오월벳가 볼 때 너는 아주 계획을 구체적으로 잘 세우더구나.
정리의 달인이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는 노션이나 공책도 보았단다. 아주 좋은 출발점이야.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지.
여기서 조금 더 의미를 깊이 들어가보면, 자율성 위에 타율성의 양념이섞여하모니를 이뤄야 한다는 거야.
언제부터인가 기술서 등을 통해 자립심이랄지 자기결정권 등이 중요하다 말을 하지? 하지만 그 전에 자율성은타율성의 훈련 하에 발현되는 거라 생각한다.
타율성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정해진 원칙이나 규율을 따르는 것을 뜻한단다.
네가 다녔던 독일 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이 늘 강조했던 게 무엇인지 기억나니?
자신이 먹은 음식의 식판을 정리하고, 식탁을 깨끗하게 오월벳 것이었어. 기본을 지키라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선생님의 가르침이 필요한 거야. 기본은 타율성에 의해서 확립된단다. 습관도 어느 정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무언의 타율성이라고 볼 수 있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식판을 가져가다 엎어지기도 하는데, 선생님이 무조건 돕지 않고 스스로 다시 정리하라고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단다. 때로는 우는 아이도 있었지만 선생님은 옆에서 잠시 격려해주고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지시하고 가르치더라고.
바로 타율성의 기반 위에 자율성을 가르치는 오월벳지. 이때 아이들은 욕구좌절인내성(욕구의 좌절이나 불만을 견디는 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사회적 능력을 배우는 오월벳란다. 자기효능감(특정한 과제를 실제로 일정수준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도 타율성의 훈련을 통한 자아 구축에서 시작되지.
어릴 때는 오월벳 아빠가 타율성을 가르쳐주는 어른이었어.
하지만 너도 이제 성인이니 그 타율성은 자연스럽게 자율성과 조화를 이뤄 너 자신 스스로가 자신의 어른이 되는 것이지.
너 자신을 향해 다정하게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며, 컨트롤 할 수 있는 게 진정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란다.
돈을 잘 버는 사장 보다 진정한 리더가 싶다는 말,오월벳 참 멋지게 들었다.
진정한 리더는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는 리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단다.
"먼저 다른 사람에게 열렬한 욕구를 불러일으켜라. 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온 세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혼자일 것이다"라고.
진정한 리더는 진정한 어른인데, 어른이 되려면 자신을 조절하고 비판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해. 어른, 특히 리더는 동료들의 제안을 분별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의 수치가 높아야 한단다.
한 가지 더 너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음 한 켠에 빛을 품었으면 해.
그 빛은 내면의 꿈이야. 네가 진정 행복해 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그건 비근한 예로 취미가 될 수도있을 거야.
빨강머리앤 책에 보면 에그맨 아저씨가 한 말이 있어.
"어렸을 때는 누구나 꿈이나 마법을 마음 속에 갖고 있지만 어른이 되면 그걸 상자에 밀어넣고 깊이 숨겨버린단다"
너는 어릴 때부터 음악듣기와 책 읽기를 좋아했었어. 디자인 감각도 있고, 기타도 바이올린도 잘 켜고 너무 다재다능해서 고르기가 힘들겠지. 가끔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상자에 밀어넣은 꿈이나 마법을 꺼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꽁꽁 닫아두지 말고 가끔씩은 꺼내어 시도해보았으면 해.
우리가 존경오월벳, 큰이모부 보면 60대 후반인데 축구를 정말 열심히 하잖니?
직업 외에 좋아하는것이 확실하니 매주 축구 동호회를 가고, 얼굴이 환해져서 다시 일 주일을 열심히 일하시잖아.
나는 네가 행복해질 수 있는 강력한 취미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어. 그건 네가 앞으로 먼 미래 살아갈 수 있는 샘물이 되어줄거야.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으면 삶이 좀 풍요로워질 거야.
딸!
마지막으로 오월벳가, 네가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고 감사하라고 했던 말을 항상 기억했으면 해.
오월벳도 실천 중이야.
네빌고다드의 <내가 원오월벳 곳에 나를 데려가라의 글귀를 들려주고 싶구나.
"당신이 이루고 싶은 것만 생각해야 합니다. 원하고 바라는 것을 느끼고 상상하고, 이룰 수 있다는 확신 속에 살아가고 행동한다면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느낌이 변하면 모든 표현과 행동도 변합니다. 느낌이 변하면 운명도 변합니다"
P.s
오늘 베를린영화제에 온 홍상수 감독 영화를 봤다고 했지? 분노하며 봤다는데, 분노의 이유가 뭔지 나중에 알려줘.
바쁘다면서 영화도 자주 챙겨보는 네가
난 참 좋구나, 딸 오월벳!
근데 바쁜 거 맞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