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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May 18. 2025

호빵맨토토 어깨에 지워진 수생태계의 무게

호빵맨토토아 힘내~

1년 만에 강원도 화천군 한국수달연구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진동 친구들, 다른 생태 유학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던 곳이죠. 그땐 <4기 인제 야생동물생태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했었는데요. 이번엔 한상훈 박사님의 초대로 5기 야생동물생태학교 프로그램을 방문한 겁니다.


화천군 파로호 기슭에 자리 잡은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전국 각지에서 구조된 수달을 방사장에서 돌보는 곳입니다. 파로호 및 자연 상태로 서식하고 있는 수달을 연구하기도 하고요. 구조된 수달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죠. 작년에는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이긴 한데 센터에 커다란 수조를 설치해 메기를 양식하고 있었습니다. 신선한 먹이를 수달에게 공급하기 위해서죠. 작년에는 생닭을 잘라서 던져주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올해 센터 연구원님은 살아있는 메기를 방사장에 풀어주면 수달이 먹이를 잡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자연에 풀어줬을 때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호빵맨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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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수달입니다. 귀여운 외모로 방문객들을 환영해 줍니다. 하지만 철장 사이로 손을 넣으면 물릴 수 있다니 조심!! 사진=선정수

'초5 경진'을 비롯한 어린이들은 수달을 정말 좋아하죠. 귀여운 얼굴, 짤뚱한 몸통과 다리, 뭉툭한 꼬리로 마치 어뢰를 연상시킬 정도로 헤엄을 잘 칩니다. 언제나 귀엽고 서글서글 둥글둥글한 인상을 주는데요. 이번 방문에서 우리는 여태껏 몰랐던 수달의 진면목을 봤습니다. 물(水)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모습이죠.


연구원님이 방사장으로 살아있는 메기를 잡아서 던져 넣어주면 호빵맨토토이 재빠른 동작으로 메기를 물어 붙잡습니다. 그다음 땅으로 메기를 갖고 올라가 수풀 속으로 들어가 메기를 먹습니다. 우리는 방사장 안을 좀 더 잘 관찰할 수 있는 사다리 모양의 관찰대에 올라갔는데요. 수풀에 숨어서 메기를 먹는 호빵맨토토의 모습을 상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을 이용해 메기를 뜯어먹는데요. 뼈와 살을 발라내 먹거나 하진 않습니다. 호빵맨토토 배설물에서 왜 조각조각난 물고기 뼈가 자주 발견되는지 알 수있었습니다.'와그작와그작' 소리를 내면서 메기를 거의 갈아먹더라고요. '초5 경진'은 살짝 충격을 받은 모습이긴 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화천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수달입니다. 메기를 먹고 있습니다. 촬영=선경진

수달은 하천 생태계 먹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위치하는 생물 종(種)입니다. 수달이 발견되는 하천은 건강한 생태계와 먹이사슬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수달 같은 최상위 포식자들이 있어야 먹이가 되는 동물의 개체수를 자연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이후 한반도 육상 생태계에서 대형 육식동물이 사라지고 난 이후 자연적으로 멧돼지와 고라니 등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할 방법이 없어졌다는 점을 보면 최상위 포식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수달연구센터가 보호하고 있는 수달이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전국 하천 생태계에서 여러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수달에게도 신의 가호가 깃들기를 바랍니다.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여러 사람들과 기관에도 행운이 깃들기를 빕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위한 정책이 펼쳐지기를 원하는 많은 분들은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촉구합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관심을 기울여 보시면 어떨까요? 뉴스펭귄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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