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바카라의 그 시점으로 가보니, 임용고사에 온 열정을 쏟아부었던 내가 보였다. 당시 내가 다닌 독서실은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닫았는데, 제일 먼저 가서 제일 나중에 나온다는 기쁨을 느끼며 날마다 매진했었다. 교수님께서도 내가 속한 스터디그룹을 직접 지도해 주셨고멤버 모두가 그 에볼루션 바카라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임했었다.
내 바로 앞 학번까지는 4학년 마치고 졸업하면서 임용고사에 한 번에 합격하는 비율이 3분의 1 정도였다. 나는 여러 차례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았었기에 이렇게 열심히 하면 합격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당찬 포부로, 합격의 영광을 꿈꾸며 핑크빛 미래를 그리며 공부해 나갔다.
그러다 시험 2달 전에 임용계획이 교육청에서 발표가 됐는데... 어? 이게 뭐야, 이 숫자가 맞아? 한문 과목 티오가 전멸이었다. 서울 티오가 ‘1명’이었다. 뭐? 1명? 전국에 한문교육과가 11개이고, 재수생, 장수생까지 많은데 1명만 뽑는다는 게 말이 되나...경기도나 다른 지역도 다를 바 없이 채용 인원이 대폭 감축되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채용인원을 걱정할 일은 없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졸지에 모두가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다.
당시 들리는 말로는 교련 과목이 폐지되면서 기존 교련 과목 교사들이 대거 한문 교사로 전향해 티오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 운이 없다 없다 이리도 없을 수 있나? 뭘 뽑아줘야 도전하지. 1명? 하... 그래, 어쩌겠나. 일단은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란 마음으로 공부하고 시험에 임했는데...한 문제 차이로 톡 하고 떨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