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오랜만에 카잔차키스(주1)의 책을 잡았다.
나는 책을 사면 항상 날짜를 적어놓고 처음 읽을 때 날짜, 포 카드 포커 읽을 때의 날짜를 적는데,
모르겠다. 날짜를 적는 이유와 의도는 모르지만 습관처럼 적는 이 단순한 행위는 내 기억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질뻔한그 날을확인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유용하다.포 카드 포커 유용한 것을 좋아한다.이해타산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유용하면 오래토록 유지해 습관으로 만드는편이다.
여하튼 그는 2012년에 서점에서 내게로이주해 내 삶에 들였다 내었다를 반복하다내 책장에 10년넘게 고이 모셔져 있었는데 며칠 전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를 포 카드 포커 찾았다.요 근래 포 카드 포커 이책저책... 계속 뒤적였다. 제 아무리 삶의 충분조건이 고갈과 갈증이라지만글의 미궁속에 빠져 내 목을 축여줄 샘물이 갈급했던내게 아! 포 카드 포커!.잠시 잊혀졌던 그가 내 눈에 포 카드 포커 띄인 것은 더할나위없는 최고의 충분조건이었다.
그와 포 카드 포커를 시작한 이후 내 심장은 쉴 날이 없다.앞으로 함께 지낼한동안도 그렇겠지.
이런 영감을 포 카드 포커 원하고 기다린다.
그저 나의 '의도'나 '의지'라고는 전혀 없는 '찰나'라 불리는 시간에
내 무형의 정신을 쏙 끄집어 내어 걱정이나 고민을 순식간에 털어내거나
어디에 쫒기듯, 아니면 드디어 찾았다는 듯쑥 내 정신으로 치고 들어와 두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그런 영감.
내 영혼이 날 데리고 노는 짓은 반갑고 또 반갑다.
그의 저서는[그리스인 조르바]밖에 읽지 못했지만 포 카드 포커 이렇게 강렬하게 호전적이면서도 너무 순수해 지극히 자연스러운,야수같은 광기의 인물을 좋아한다.니체의 광기도 그래서 좋고. 어쩌면 내 영혼이, 나의 호전성이 너무 오랫동안어두운 바다에 잠들어있다고, 이제깨어나야 할 때라고 서둘러 알리려나보다
요즘 글의 미궁에 빠져 허덕이는 나지만,
아니, 뭐 그럴듯한 작품 하나 제대로 출간한 것도 없는 나지만,
진정 '나의 얼굴로서의 글'을 이제 겨우 시도해볼까 머뭇대는나지만,
3달전 출간한 [엄마의 유산]이모든 엄마들이 꼭 읽어야만 할 책, '엄마들의 철학서'라는 극찬을 받는지금,
자체스터디까지 구성해 [엄마로서 남겨야 할 정신]을추출하는 수많은 정신들을 바라보는 지금,
다 꺼내쓰고 비어버린 내 지적생태계의 한계앞에 서 있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전적인 역사적 인물에게 배워서라도 광기과 광증으로 글을 쓰고 싶은, 써야할 것 같은지금.
글을 쓰다가 바다나 여인이나 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으면, 나는 가슴속을 들여다보며 내 속의 아이가 하는 얘기에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 그는 나에게 받아쓰라고 글을 불러 주는데, 어쩌다가 어휘를 사용해서 바다와, 여인과, 신의 위대한 힘을 비슷하게나마 묘사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 속에 살아있는 아이의 덕분이다. 나는 티없는 눈으로 세계를 항상 새롭게 보기 위해서 또 포 카드 포커 아이가 된다(주2).
그는 자신이 늘 꽂혀 있는 바다, 여인, 신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할 때 자기안의 포 카드 포커를 만나 대화를 나눈단다. 나는? 나는 한탄한다.나도 내가 원하는 바를 묘사하고 싶어단어 하나, 문장 한줄에 모든 정성을 다해 읽는 요즘이라 나도... 그래볼까? 싶지만나의 어린시절... 별로 기억이 없다.왜 없는가? 없는 것인지 잃은 것인지 가둔 것인지 어쨋든 없다.
내 안을 흐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두줄기 핏줄...
나는 어떤 포 카드 포커였을까..
왜 내가 모를까...
없는 것인가, 모르는 것인가
모르는 것인가, 못 듣는 것인가.
내가 죽지 않는 한 영원히 내가 데리고 살아야만 할, 내가 거부하는 나의 기억들.
기억은 내 안의 결코 타협되지 않는 어두움을 더 어둡게 채색하며 살아가다가
가끔 내 글에 개입하고 심지어 지배하려 투쟁하지만포 카드 포커 더 억센 힘으로 그들을 짓눌렀다.
하지만
이제 나는내 가슴속을 들여다보며어둡게 소리치는 아이의 소리를 들어야만 한다.
나의 이성에게 '가라!'고 소리치고대신 포 카드 포커가 조곤대는 소리를 이제는 들어야 할 때다.
이성보다 더 강력한 나의 영혼에게 바라건데,
어떤 '찰나'라도 내게 오라.
내게 포 카드 포커의 '소리'를 들어낼 귀를 달라.
포 카드 포커 기나긴 동거를 끝내면그 아이의 소리가 들릴까?
내가 봉착한 이성의 한계를 넘어설 비책을 포 카드 포커에게 전해들을 수 있을까?
미궁속에서 허우적대는 나의 글에게 포 카드 포커는 '내 글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려줄까?
광기담은 어휘를 포착해낼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 카드 포커는 날 이끌어줄까?
그렇게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면 그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신의 위대한 힘을 빌어나의 심장을 묘사하는데성공할 수 있을까?
오자마자 가버리겠다 협박하는봄이 왔다.
서둘러 오고 가는 새로운 계절은 내게빠르게 새로운 접촉점을 손끝에 쥐라 한다.
내 글도 그것을 원한다.
이런 나를 위해 기꺼이 동거를 허락한포 카드 포커는 내게 알려준다.
진짜 야망이란 '나의 참된 얼굴과 하나뿐인 의무를 알고(주2)' 자신있게 나아가는 것이라고.
어떤 의무냐면, '가능한 한 모든 인내심과 사랑과 기술을 동원해서 내 얼굴로 일을 하는(주2)'것이라고.
어떤 일이냐면, '얼굴을 불꽃으로 바꿔놓고, 죽음이 오기 전에 시간이 있다면 이 불꽃을 빛으로 바꾸어서 카론(주3)이 나에게서 빼앗아갈 것이 하나도 없게 함(주2)'을 뜻한다고.
내게 글은 의무다.
내 얼굴로 하는 일이며
이 일은 나를 불꽃으로, 빛으로, 그렇게 내게서 무엇하나 빼앗아갈 것이 없게 해줄 나의 참된 아이다.
포 카드 포커와 같아라.
포 카드 포커처럼 써라.
포 카드 포커의 소리를 들어라.
그렇게
한글을 깨치지 못한 포 카드 포커의 어눌하고도 자신만만한 소리를 따라자음과 모음을 결합시켜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어떤 누구도 쓰지 않은'나'로 백지에 채워라.
저 먼곳의 시선이 지금 나의 어디를 훑고 지나는지 포 카드 포커의 대담하고도 수줍은 소리 그대로를 담아라!
그렇게...
그렇게...
주1니코스 포 카드 포커자키스(Nikos Kazantzakis, 1883-1957), 현대 그리스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
주2 포 카드 포커, 영혼의 자서전, 열린책들
주3 카론 : 저승강가의 나루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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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감정의 반전]
화5:00a.m.[엄마의 유산]
수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
금 5:00a.m.[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대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일 5:00a.m.['성공'과 '부'에 대한 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