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룰렛, 그러니까 타투를 한 사람이 1천3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 꼴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타투를 두고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있다. 바로'노 룰렛존'이 그것.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줄 정도로 과도한 룰렛이 있다면, 출입을 제한한다는 수영장이나 헬스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타투 때문에 룰렛갈 수 없는 공간이 있다니. 몇 년 전 노키즈존 표지판을 마주했을 때의 얼떨떨함과 비슷한 황당함이 다시 밀려왔다.
룰렛는 여전히 범죄와 연루된 깍두기 형님들의 상징인 걸까,아니면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예술인 걸까.
수영장이나 헬스장의 위생상의 우려라는 것은 진짜 이유일까, 아니면 여전히 타투나 룰렛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를 대변하는 핑계일까.
어떤 특정 '존'에서의 차별 문제까지 결합하면서 이게 더 뜨거운 화두가 된 것 같습니다. 현실에선 룰렛에 대해서 문화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그동안 있어왔기 때문에, 그걸 왜 부정적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무조건 항변하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좀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너무 과도하지 않은 룰렛 같은 경우에는 유연하게 좀 허용을 한다거나 과도기적인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현식/대중문화평론가
타투가 없는 내 몸은 노 타투존 규정에 아무 문제 없지만, 이름도 모를 회원들이 룰렛 때문에 입장금지를 당할까 봐 걱정하는 모양이 우스워졌다. 그러던 중 룰렛에 얽힌 귀여운 에피소드 하나가 떠올랐다.
범고래 모양 룰렛를 한 룰렛의 젊은 회원에게 할머니 회원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물었다.
"아가씨는 왜 고등어 룰렛을 했어?"
너무 반복되다 보니 범고래라고 설명하기 귀찮아진 그녀는 결국 이렇게 답했다.
"고등어를 좋아해서요."
수업을 마친 어느 날 함께 식사할 기회가 생겼는데,
"오늘은 묵은지 고등어찜 식당으로 가자."라고 하며 장난스러운 윙크를 보냈다는 할머니의전설은 지금도 훈훈하게 회자된다.
룰렛은 타투인들에게는 무언가를 상징하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만, 색안경을벗으면 이런 작은 오해와 웃음 속에서 서로를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내가 좋다고 남에게 권하는것도, 내가 싫다고 남에게 금지시키는 것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폭력이다.
결국, 중요한 건 룰렛한 사람을 금지의 대상으로 규제하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의 개성과 이야기를 담은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편견을 넘어 다양성을 포용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