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에 관한 오해 몇 가지
저의 아리아카지노와 피고인의 아리아카지노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저한테는 보이지만
검사는 보지 못합니다.
(우영우의 대사)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 = 천재"는 아닙니다. 미디어에서 비친 우영우는 말투나 행동에서 일부분 중증자폐의 특성을 가졌으면서도 천재성도 동시에 갖고 있지요. 사실, 변호사가 될 정도의 인지능력과 상호작용 정도면 자신의 특이한 성향을 어느 정도 조절하고 감출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해합니다. 뚜렷이 드러나는 모습으로 '우영우'란 캐릭터를 연기해야 함을요. 그래야 사람들에게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는 알고 있습니다. 널리 알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분명 성공한 스토리텔링일 것입니다. 드라마는 극적인 형태로 자폐를 알립니다.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이렇듯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범주는 매우 넓습니다. 지적 능력·중증도·나이 등에 따라 달라지죠. '고기능 자폐'라 불리는 '아스퍼거증후군'은 언어나 인지 발달은 정상이지만 사회관계에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이 아스퍼거증후군이라고 고백했죠.
'서번트증후군'은 정신지체를 갖고 있지만, 암산·그림·음악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보입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 나온 천재 피아니스트, 영화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이 연기한 주인공, 드라마 '굿닥터'의 천재 소아외과 전문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죠.
아리아카지노 스펙트럼의 전형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시선 접촉, 자세, 얼굴 표정을 보이죠. 구어 발달 지연 등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특정 관심사에 대한 집착도 있습니다.
출처: '아리아카지노=천재'?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장애도 다양하다 | 한국일보
* 위 기사에서 고기능 아리아카지노와 아스퍼거 증후군은 좀 다릅니다. 고지능 아리아카지노라고 해야 맞을 거 같아요. 스펙트럼의 범주는 그만큼 넓고 다양하다고 이해해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고맙습니다.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 장애 이야기,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 아이, 정원이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나서 여러 가지 면에서 망설였습니다. 그간 자폐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의 세 가지에서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1. 아이의 천재성으로 아리아카지노증을 극복하다.
2. 부모의 노력으로 아리아카지노를 극복하고 평범한 삶의 기적을 만들다.
3. 가족의 슬픔과 헌신, 희생에 대한 감동과 정서적 위로를 얻는다.
위 세 가지 범주의 이야기가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전통적으로 "비극-투쟁-극복"의 이야기가 아닌 "기대-조정-수용-새로운 세계"로의 여정을 쓰고 싶었어요. 대단한 성장의 이야기가 장애의 서사에게까지 투영되어 정상을 향한 여정을 무조건적으로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마치 동화책 <꽃들에게 희망을처럼요. 그래서 정원이와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아니, 할 수밖에 없었지요. 정원이는 천재도 아니고, 저는 자폐증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자폐를 가진 정원이와 살아가고 있을 뿐이거든요. 하루하루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힘겹습니다. 당연하지요. 난생처음인 순간의 연속이거든요.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 일상이 허들이 되었죠. 모든 당황스러움을 그저 눈물로만 쓰고 싶진 않았어요.
자폐는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흔한 장애다. 국내 7~12세 아동의 2.64%가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장애 환자다. 자폐 아동의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영유아검진을 통해 자폐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었다. 남아 비율이 여아보다 높으며, 실제 자폐로 진단되는 경우도 남아가 5배 더 많다.
출처: 한경닷컴, 2022.07.25
IQ70 이하, CARS 점수 30 이상. 숫자로 설명되는 자폐성장애 구 2급의 검사 기준입니다. 이는 지적 장애를 동반한 자폐성 장애를 의미하죠. 숫자와 이론에서 우리는 지식과 지혜를 터득합니다. 그러나 삶은 숫자로 설명되지 않고 인생은 이론으로만 정립되지 않습니다. 장애를 가졌더라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매일매일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뿐이죠. 저는 있는 그대로의 삶에 대한 여정에 대해 쓰고 싶어요. 슬픈 건 어른들일뿐, 아이의 삶은 기쁨으로 채워져 있거든요. 정원이는 정말 몸이 아픈 게 아니라면, 소소한 것 하나하나에서 기쁨을 찾습니다. 의식적으로 기쁨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기쁨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있죠. 그리고 부모의 슬픔은 갖지 못한 결핍에 초점을 두기에 발생합니다. 전 더 이상 슬프진 않아요. 물론 슬프지 않다고 해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정원이와 가족의 삶이 녹록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의 세계는 <다양성과 <다름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자폐에 대한 평범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거든요. "우리는 손을 잡고 있지만 각자의 세계에 있어. 엄마는 너의 세계를 이해하고 노력할게. 기적이 아닌 너의 삶 그 자체를 존중하고 싶단다. 정원아. 우리의 삶을 보다 세밀하게 기억하고 기록하고 정리해서 그 안에서 찾은 하나하나의 의미를 나눈다면 좋지 않을까?" 대단한 헌신에 대한 사연이나, 자폐를 극복한 기적담이 아닙니다.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지요. 인생의 길모퉁이 뒤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정원이를 낳기 전 했던 정책공부가 비로소 20년 만에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피상적으로 닿았던 삶의 실체가 내 피부와 영혼에 새겨지고 그 필요를 느끼거든요.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저는 정원이의 이야기를 쓰면서 깨닫는 과정에 있습니다. 모두가 우영우가 될 순 없습니다. 아리아카지노스펙트럼은 아이마다 가진 자폐의 모습이 다 다름을 의미합니다. 물론 장애의 공통점은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주 느린 시계를 갖고 사는 발달장애일 겁니다. 저는 그중 단 하나의 시계를 가진 정원이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겠지요.
정원이는 천재가 아닙니다.
정원이는 평범하지 않아요.
정원이는 아리아카지노를 “극복”하지 않습니다.
정원이는 그저 살아갑니다.
매거진의 에피소드들은 각각 하나의 완결된 형태의 에세이이면서, <정원이와 엄마의 여정이란 전체적인 흐름도 함께 합니다. 브런치북 <아리아카지노를 가진 어린이의 세계는 그 여정을 함께할 작은 안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