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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갯짓 May 11. 2025

회원님, 업카지노 무서우세요?

좌충우돌 업카지노장 입성기


회원님, 업카지노 무서우세요?


업카지노 첫날 강사 분이 내게 건넨 질문.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고마웠다. 끄덕끄덕. 다행히도 내 마음을 알아주셨구나.


나는 어려서부터 업카지노 무서웠다.

사춘기 철없던 시절, 그냥 죽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막연하게 죽음을 생각할 때도 물은 아니었다. 금강변에 살던 나는 뒷산에 올라 금강물을 바라보며 울곤 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저곳을 방법으로 택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심지어 손에 물을 담아 세수도 못했는데 그 야트막한 물에 코가 빠져 죽을 리 있겠는가. 나는 늘 고양이 세수를 일삼았다. 손가락 사이로 물을 흘려보내고 나머지 물기로 세수할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물과는 상극이다.


이런 내가 싫어서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샤워는 머리꼭대기부터 흘려서 하는 방법을 가르쳤고 업카지노 무서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러던 내가 덜컥 업카지노장 강습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도 역시 달리기를 시작한 연유와 비슷하다.

(고마운 동생, 그래서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언니집 앞 업카지노장 끊고 거기로 업카지노 다닐 건데 어때요? 업카지노 같이 할래요?


나를 달리게 한 동생 아닌가? 어쩌면 나도 업카지노이라는 걸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심지어 우리 집 앞 아닌가. 달려서 2분 거리.


덜컥 제안에 응하게 되고 이렇게 나의 업카지노은 시작되었다.


업카지노하기로 한날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요동쳤다. 게다가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때아닌 생리가 와서 탐폰을 급히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한 번도 안 해 본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실패하면 첫날부터 수업 빼먹어야 하나 고민하며 잠이 들었다.


잠은 역시나 깊이 들지 못했다.

가서 시설이라도 보고 왔어야 하나,

주차는 어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걱정거리였다. 새벽 6시 업카지노인데 선잠 자며 업카지노하는 꿈을 꾸다가는 겨우 눈을 떴는데 4시. 아, 한 시간 더 자야 하는데.

업카지노복을 입고 씻어야 하나.

업카지노복 작으면 어쩌지?

그 넓은 업카지노장에서 초보반은 어떻게 찾지?

주차장은 어디로 들어가나?

집 근처인데도 왜 한 번도 안 가본 것인가?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진짜 별걱정을 다한다.

드디어 아침 5시 알람이 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 준비를 마쳤다. 탐폰 사용법에 대해 유튜브 동영상으로 두세 개를 보고 나서 시도하니 성공적이었다.


다음 코스, 주차도 무난했다. 락커 키를 받고 업카지노장으로 들어서서 신발을 넣고 옷을 벗고 샤워장으로 들어선다. 사춘기 이후로 목욕탕 근처도 안 가본 내가 참 큰 용기 냈다. 그동안 별거 아닌데 부끄러움만 잔뜩 안고 살아왔구나. 다 똑같이 생겼는데.


씻으면서 여러 가지 당황스러운 일들이 내게 하나 둘 다가온다.


첫 번째는 바로 겨드랑이 제모. 원래 몇 가닥 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잊었다. 아, 누가 보진 않겠지. 난감하다. 몰라. 그러거나 말거나. 무성한 수풀 아니고 몇 가닥이니 됐지 뭐. 스스로 패스.


그다음, 옆에 샤워하는 분이 무언갈 가슴팍에 낀다. 나에게는 없는 것. 오 마이갓. 브라캡. 챙기질 못했다. 업카지노을 해봤어야 알지. 옆에 계신 어르신께 묻는다.

저거 꼭 해야 하나요?


해야 한단다. 어쩌지 그냥 나가야 하나. 집에 다녀와야 하나. 오늘 강습은 패스인가? 첫날인데?

옆에 계신 다른 아주머니께서


어디 봐봐! 티 안 나! 그냥 해.


걱정하는 내 얼굴을 보던 아주머니가 다독이며 안심시켜 주신다. 그래 그냥 가보자. 털썩.


그렇게 들어선 넓은 업카지노장에서 초보 업카지노반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멀리서 동생의 목소리가 들린다.

언니!

으응? 이 넓은 데서 마주칠 줄 몰랐다. 부끄러운 나는 바로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감추기 바쁘다. 어차피 동생은 상급반. 더 이상 마주칠 리 없다.


그렇게 나의 어설픈 업카지노강습이 시작되었다. 초급반 다섯 명. 처음이세요? 서로 슬쩍 눈인사를 나누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나만 아니구나. 물속에서 발차기를 배우고 호흡 음파를 배운다. 물속에 코를 넣고 호흡을 연습하다가 그다음 단계 귀까지 넣어야 하는데 들어가는 순간 입, 코, 귀로 물이 들어차는 느낌이다. 먹먹해지는 기분을 참을 수가 없고 죽을 것 같다. 눈도 못 뜨겠다. 못하는 걸 숨기고는 그냥 다음 연습. 다리 굽힌 후 앞으로 나가기를 연습하는데 다른 강습생과 다르게 나는 꼬르륵 가라앉고야 말았다. 유독 나만 그랬다.


회원님, 업카지노 무서우세요?
이곳으로 나오세요.


혼자 음파연습을 시작한다. 너무 업카지노운데, 물속에서는 눈도 못 뜨겠는데 계속해야 하나. 포기해야 하나. 언제 끝나나. 이대로 멈춰야 하나.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 마라톤도 했던 사람이지. 달리기도 100미터 20초였던 나인데 10킬로 마라톤 한 시간 안에 들어왔잖아! 이까짓 것 남들 다 하는 거 못하겠어? 오기가 생긴다. 뒷걸음질 쳤던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때부터 서서히 귀에 들어차던 업카지노 스르르 스쳐가기 시작한다.


그 뒤로도 물론 에피소드가 있었다.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사람들 앞에서 소리나는 트름을 하질 않나. 가관이다. 샤워를 마치고 보니 수건이 없다. 아, 락커에 넣었구나. 물 뚝뚝 흘리며 누가 볼세라 라커로 뛰어간다. 아, 처음이니까.


잘 끝냈다. 처음은 원래 이렇지 뭐

다음은 오늘보다 나을 거야.


깨달은 점

미리미리 준비물 잘 챙기자

업카지노이런 날이 금세 오길, 이미지:픽사베이
업카지노같이 업카지노장다니는 동생들, 다 물개들. 노친네랑 같이 놀아줘서 고마운 동생들. 그나저나 부럽다 이녀석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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