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임 토토도 하루가 이렇게 끝났다.
늦은 퇴근길, 식어버린 기분을 안고 집에 들어오니
아이 밥 챙기랴, 숙제 봐주랴
정작 나는 뭐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배가 고팠던 건지
허전했던 건지도 헷갈리는 저녁.
달달한 디저트도,
톡 쏘는맥주한 잔도 생각났지만
공주님 앞에서 괜히 혼자 뭔가를 탐닉하기엔
조금 미안했다.
그러다 문득,
냉장고 안에서 조용히 빛나던 갈색병 하나.
내가 기획한거지만,
왠지 특별한 날에만 꺼내고 싶었던 그 병.
잔에 따르니
은은한 붉은 빛에 기분이 살짝 기운다.
히비스커스와 로즈힙의 향이
딱 요즘 같은 날에 어울리는 것 같았다.
달지 않고, 가볍고, 입안이 개운해지는 맛.
무얼 먹어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이그 잔 하나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사실 설탕도, 감미료도 없는 비타임 토토다.
탄산수처럼 심심하지 않으면서,부담스럽지도 않다.
입맛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면서
더 이상 음식 생각이 나지 않는다.
식탐이 많아 먹는 만큼 살이 찌는데
가끔 먹는거에 강박이 생겼을 때 마시면
자연스럽게 음식생각이 안난다. 참 신기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박람회도 다니고, 트랜드 보고서도 들춰가며
‘진짜 괜찮은 한 잔’을 상상하며 만든 그 비타임 토토.
비타임 토토에서야, 그 맛의 위로를제일 먼저 나 자신에게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