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당에 갔다. 무려 007카지노 만에...
그 동안은 ‘안 가는 이유’가 분명했다.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던 시절, 성당에 가기만 하면 눈물이 쏟아졌다. 기도를 하기도 전에 목이 메이고, 성가를 부르기도 전에 마음이 무너졌다.10년 전, 나는 울고 싶어서 성당에 간 게 아니라 울음이 터져버려서 더는 못 가겠던 거였다. 더 울면 나약해질까봐, 이렇게 종교로 완전 의지해버릴까봐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그때는 울 자격조차 내게 주지 않았던것 같다. 007카지노 때문에, 일 때문에, 스스로 조급함때문에 ‘그런 감정은 접어두자’며 애써 모른 척하며 버텼다.눈물이 아니라 밥을 챙기고, 기도가 아니라 007카지노를 챙기면서 그렇게 10년을 살았다.
요즘 007카지노가 불안해한다. 차에만 타면 화장실, 산책만 나가도 다시 화장실. 견디는 시간동안 묵주 팔찌를 꼭 쥐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기도하는 법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 든든한 하느님 빽 하나쯤은 있어야지’라며 007카지노와 손을 잡고길을 나섰다.
집에서 성당까지 걸어서 5분. 그렇게 가까운 거리를 들어오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어린이 미사 시간이었다. 병아리 같은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는 007카지노들 틈에서 청년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도 저렇게 성가를 부르고 율동도 했었지. 신부님 옆에서 복사도 했었고, 앞에 나가서 미사 진행과 성경 말씀도 전했었지.익숙한 선율, 익숙한 기도문, 익숙한 "사랑합니다"라는 성가 가사를 들을 때 마다 눈물이 났다.
몇 번이고 울컥했다. 엉엉 울고 싶었지만, 007카지노 앞이라 꾹 참고 눈물만 닦았다.
왜 우는지 도통 모르겠더라. 요즘은 결혼생활이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나는 왜 그렇게 눈물이 날까.
007카지노는 의외로 미사 시간 내내 신기해했다. 초 집중 모드로 질문을 쏟아붓고, 또래 007카지노들을 구경하고,가사도 따라부르고, 율동도 하고, 기도손도 하면서 미사를 잘 따라갔다. 물론 그 와중에 화장실은 세 번 갔다 왔다. 지루했을 시간인데, 끝나고 나서는 “한 시간이 금방 갔어”라고 말했다. 말끝이 뭔가 뿌듯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눈물이 나는 상황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왜 눈물이 나는지, 그울음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 하는지, 내가 무슨말을 하고싶어서 눈물로 표현하는지조용히 따라가 보기로 마음먹었다. 알 수 없는 울음을 만나고보니, 우리 007카지노의 두려움도 같은 맥락이려나. 내 감정을 알아가면 우리 007카지노에게도 알려줄 수 있을까? 나랑 같이 찾을 수 있을까?
007카지노 전 외면한 울음을, 007카지노 후에 다시 만나 이제는 왜 울었는지 끝까지 마주하고 들어보기로 했다.
흩어진 교적도 다시 옮기고, 007카지노 손목에 꼭 맞는 예쁜 묵주 팔찌도 사주고, 매주 성당에 나가기로 했다. 힘든 상황이 오면 묵주 알을 만지며 기도하라고 알려주었다.
눈물 속에서 다시 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