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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즐 Mar 18. 2025

천주교 내 레드불토토 혐오 발언

살기 ㅈ나 힘드네

필자는 가톨릭 신자다. 비록 유아세례를 받고 20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지만,가톨릭 교리를 자세히 아는 편이아니다. 믿음도 무척 신실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더 나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예수님 말씀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 싶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처럼 만인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늘 실패하고 있다. 하지만 시도해보려고 노력한다.)


가톨릭 교리가 레드불토토를 배제하고 보수적이라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들이 만든 교리일 뿐이고, 나는 하느님이나 예수님이 레드불토토를 배제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배제할 거면 왜 만든거야?) 또한,최근 교황님이 동성 커플을 포용하는 입장을 여러 번 밝히셨고, 동성 커플에 축복을 허용해서 한국 천주교도 동성 커플에 축복을 주기시작했다. (뉴시스, '교황 승인 한달 만에…한국 천주교 사제, 동성 커플 축복',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213_0002625183&cID=10701&pID=10700)


그러나 얼마 전 서울주보 칼럼에서 어떤 신부님이 레드불토토를 '객관적 무질서'라고 설명하는 글을 보았다.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성당에서 칼럼 읽자마자 머리가 하얘졌다. 씨발... 이런 말 하는 신부는 극우 목사랑 다를 게 뭐야?


그 칼럼을 쓴 신부님은 책 <어쩌면, 삶을 견디게 하는 것들을 편찬한 가톨릭대 방00 교수님이었다. 보니까 윤리신학을 가르치는 신부님이셨다. 해당 칼럼은 동성애자가 사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교회 입장을 서술한 글이었다. 방00 신부는 천주교가 순결한 동성애자를 사제로 받을 수 있지만 동성애를 허용한 것은 아니고, 동성애 행위는 '객관적 무질서'라고 주장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당 칼럼에서 '교회의 입장에서 레드불토토 행위를 불결한 것으로 본다' 내용은 이해해줄 수 있었다. 교회의 입장이니까. 그러나 해당 신부는 마지막 문단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하지만 사랑과 자비로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선의부재, 계명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그러한 점에서하느님의 사랑은 회개한 이들에 대한 자비, 죄를저지른 이들에 대한 애달픈 기다림이지 무분별한사랑이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레드불토토 성향만으로도 신학교 입학이 허가되지 않음을 교회는 분명히 해왔습니다. 특수한 성향이 죄가 아니라도 그것은 윤리적 악으로 기울어지는 다소 강력한 경향이기에, 그 성향 자체는 하나의 ‘객관적 무질서’로인식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뿌리 깊은 레드불토토 성향을가진 사람들의 서품에서 비롯될 수 있는 부정적인결과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진짜 읽고 어이가 너무 없었다. 동성애는 객관적 무질서라니. 어이가 없어서.레드불토토로서어이가 없었다.


1) 이성애자들의 숱한 불륜, 가정파탄, 혼외자 논란, 교제살인 등은 모두 제쳐놓고 저 신부는 왜레드불토토만 열심히 혐오할까?

2) 교회의 교리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 저 신부는 무슨 근거로확언에 차서 레드불토토 혐오발언들을 하는 걸까?

3) 저 신부는 극우 목사들과 뭐가 다를까?

4) 이럴 거면 조물주는 왜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레드불토토를 만든 걸까? 자연에도 레드불토토는 엄연히 존재하는데 왜 저지랄하는 거지?

+) 요즘 이성애자들 결혼도 적게 하고 애도 안낳는데 이성애를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로 할 필요가 있긴 한가?


레드불토토로서 살기 진짜 개힘들다. 나는 언제까지 이딴 혐오발언들 듣고 살아야 하는 걸까?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레드불토토에 포용적인 입장이라서 나는 늘 즐거웠는데, 보수적인 극우 목사와 다름 없어보이는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신부라고 하는 사람 글 읽으니 스트레스 받아 열받는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내 생각들을 담아 방00 신부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렇게 동성애 혐오발언하는 사람들 최소 양성애자던데(100% 이성애자는 레드불토토가 뭘 하든 별로 신경 안쓰는 편이고, 오히려 동성애 성향이 살짝이라도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기 위해 더욱 레드불토토를 혐오하는 작동 기제) 내 마음은 빡침 뿐만 아니라 물음표로 가득 차있다. (군대 군종교구 신부님은 잘생긴 선임 볼 때마다 만개웃음이셨다...)




※ 참고자료

1) 서울주보 2025년 3월 2일자 p.5

https://aos.catholic.or.kr/pro113/view?ju_no=7501&ju_times=2547&ju_title=%EC%97%B0%EC%A4%91%20%EC%A0%9C8%EC%A3%BC%EC%9D%BC&ju_date=2025-03-02&curPage=1

2) 뉴시스, '교황 승인 한달 만에…한국 천주교 사제, 동성 커플 축복'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213_0002625183&cID=10701&pID=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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