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이유, 써야만 하는 이유: feat. 1일 1 아귀카지노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는
가장 큰 아귀카지노을 가져다준다.
(버지니아 울프)
12월 한 달 동안 1일 1 아귀카지노를 하고 있다. 패기 있는 얇은 귀는 이번 아귀카지노 도전도 작심삼일이 될까 봐 무서웠다. 하지만 운동처럼 습관을 들이면 글 쓰는 사람이 되리라 생각했다. 사실 아귀카지노이 났다. 잘 쓴 글을 보면 부러웠고, 메인에 올라가는 글도 부러웠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입으로는 나만의 속도로 가자면서도 속마음은 조급했다. 나도 근사한 글을 쓰고 싶어! 잘 쓰고 싶은 생각만 하다가 정작 쓰지도 못하고 올해가 끝날 거 같았다. 그래서 시작했다.
"우리 매일 아귀카지노 해볼까요"
"저요!"
덥석 물었다. 매일 쓰고 싶었다. 농담처럼 시작된 12월의 매일 아귀카지노 맹세는 자정을 넘겨 발행하기도 하고 오래 손을 놓았던 시를 쓰기도 하면서 이어져 나갔다. 꾸역꾸역. 쓰다 보니 아귀카지노도 운동처럼 느나 보다. 매일 쓰다 보니, 무엇을 써야 할지 먹고 자고 움직이면서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뭐 쓰지? 란 숙제가 늘 한편에 자리 잡았다. 12월 한 달 동안 무수한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아귀카지노는 놓지 않았다. 단편적으로 이어지던 사고는 아귀카지노를 하는 동안 조금씩 이어졌다. 넘어져서 꼬리뼈를 다치고, 사이버대 기말고사가 있었고 정원이가 새벽에 깨서 잠을 못 이루기도 했다. 피곤해서 씻지 못하고 잠들기도 했다.
노력이 최선을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열심히 한다고 잘쓰는 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쓰는 글에 진심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은유의 힘을 빌어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 신기하게도 양파껍질 벗기듯 매일의 글은 달라져갔다. 긍정의 포장을 벗겨내고 나만의 어두운 속마음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결국 ‘에라 모르겠다’하고 어두운 나 자신을 인정하고 써 내려간 글이 <틈, 경계와 프레임 사이 시리즈다. 일명 어둡고 슬프다 하여, 고담 city 글.
올해 어설프게 배웠던 명상을 잊어버리기 전에 내 것으로 만들기 싶었다. 가장 깊은 곳 생각을 정제하여 쓴 글이 <일상순간명상 시리즈다. 명상글 쓰면서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었다. 명상글은 특별하다. 매일 쓰면서 마음속에 갖고 있던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원망, 화, 슬픔 등을 바라보고, 스스로 내적 화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차마 글로 옮기지 못했던 과거의 힘듦을 직면했고, 지난날을 용서할 수 있었다. 좀 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비로소 일상의 글을 쓸 수 있었다. 감사하다. 아귀카지노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을 줄은 정말 미처 몰랐다.
그래도 아귀카지노이 나요.
아귀카지노이 난다. 핫하고, 트렌디하며, 매끄러운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나와 맞지 않은 옷임을 이제는 안다. 무슨 글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조금 알 것만 같다. 보통의 육아 이야기도 쓸 수 없는데, 한 달 내내 읽는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달랐다. <정원이라는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내놓았을 때 즐겁게 쓸 수 있었다. 즐거우니 할 이야기도 많다. 메인에도 소개되고 조회수도 높다. 그리고 비록 평범하지 않더라도 <진심을 담은 글을 썼을 때 많은 라이킷,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원점, 이 특별한 <아이 이야기를 썼을 때, 날것의 삶에서 말하고자 하는 나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쓰면 쓸수록 아귀카지노의 지도가 조금씩 넓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아직 잠겨진 지도 너머의 글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조금 아귀카지노이 난다. 진심으로 쓰자. 쓸 수 없는 피상의 행운을 쫓지 말자. 보이지 않는 네 잎 클로버를 찾지 말고 내 손에 쥔 아귀카지노을 이야기하자. 아귀카지노은 이미 나에게 있다. 그것이 한 달간의 아귀카지노가 남긴 것이리라.
에필로그
1. 이제 하루 남았다.
2. 그래도 조회수 오르면 기분이 좋다.
3. 메인에 오르면 럭키!
4. 라이킷과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1. 가장 애정하는 글 : 피오나 송년회글
2. 내안의 화해를 시켜주었던 글
3. 왜 글쓰는지 생각해보았던 글
4. 연재브런치북 <인팁의 정원 소개
04화 정원, 예측할 수 없어서 사랑스러운 그대- 원픽!
05화 꼬마가드너는 고양이로소이다- 최다 조회수
06화 식물도 프라다를 입는다- 메인
5. 가장 만족스러웠던 사진
6. 특별한 아이, <정원이 이야기
photo by 아귀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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