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금도 3년 넘게 주고받던 그때의 편지를 가지고 있다. 일기또는에세이 형식이었다. 당시의충실했던 고유감각들로 이루어진편지는 여전히 무르익고있다.감정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주1) 봉투에들어앉은글자들이었다.
‘일기’라는 목적지로 온라인 바카라을 떠날 때의 일이다. 옷을 따로 챙기지는 않았다. ‘나’라는 피사체의 외곽선만 따내어, 그날 그 시로 갖다 놓으면 되었다. 과거로 가든... 미래로 폴짝 뛰어넘든... 종이 속 일상으로 *키리누키 하면 되는 것이었다.
평면의 백지가 3차원이 되는 순간, 펜션이 지어졌고 파도가 밀려들었다. 그와 그녀가 등장하는 한편, 생각과 감정이 시절을 맴돌았다. 현실의 감흥과 꼭 같기를 소망하는 마음의 투영이었다.
에세이라는 도착지로 향하고 보니, ‘꿈의 무의식’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눈빛이 닿는 사람마다 내 마음의 거룩한 석고상이 되어갔다. 희미한 햇빛의 동선마저, 말할 수 없이 빛났다. 애틋함을 휘감은 시선이 목소리로 들릴 지경이었다.
낯선 길목에 들어설 무렵, 신문에서나 봄직한 칼럼을 갖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마음에 남는 문장, 여운을 남기는 글을 쓰고 싶었다. 칼럼니스트의 글에서 명사와 동사를 비운 뒤, 나름의 경험과 느낌을 대입해 본 적이 있다. 컴퓨터 마우스를 스푼 삼아 한 음절씩 퍼내, 자리를 바꾸어주고는 했다. 읽는 맛을 즐기기 시작하던 때였다.
짧은 경험을 동화나라로 떠나는 배낭에 담기도 했다. 터벅터벅 걷다 고슴도치 모녀를 만났다. 둘째 아이는 모짜, 피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핸들링이 충분치 않았으나 글 속에 담기엔 너무 귀여운 생명체였다. 과학동화 한 페이지에 잠깐 머물렀기에, 모녀와의 온라인 바카라은 계속되었다.
온라인 바카라의 맛은 관조와 관찰이 아니었던가?그때는 냉장고 안의 버섯, 파, 감자와 같은 식재료를 시로써, 예찬했다. 어느 누구도 선보이지 않았던 식선을 ‘브런치’ 식탁에 차리기도 했다.
작가의 두근거림은 불 켜진 엔진이었다. 지각기관에 지배당하지 않으려해도(주2) 몸을이끈 곳은 익선동의 한 카페였다. 밋밋한 베이글과는 차원이 다른 스마트팜 채소가 눈에 띄었다. 온라인 바카라가의 눈길은 샐러드에 가 있었다. 신선한 감흥이 엔진을 타고 소설로 내려앉을 무렵이었다.
작가온라인 바카라 여행가는 습관이라는 직물(주3)을 짰다.그 습관은 또다시 손 끝으로 유람을 떠나는 일이었다.
주 1 김주원, 엄마의 유산
주 2 임근동 편역, 바가바드기타
주 3 아미엘, 아미엘일기
*키리누키 : '잘라서 떼어낸 것, 떼어내기'온라인 바카라 뜻의 일본어로, 시각디자인 계통 종사자들이 자주 쓰는 속어 표현인 '누끼 따다'의 어원.
[빛작 연재]
수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일 5:00a.m. [과학은 호두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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