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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 소풍 이정희 Mar 09. 2025

가을길 35, 세월아 네월아 산티아고 사이다카지노 35.

산 마르틴 델 카미노에서 아스트르가까지(24km)


사이다카지노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는 밤새 바람과 함께 내리고 오늘 아침까지 계속 내린다. 한적한 사이다카지노이 가라앉아 멈춘 듯 적막하다. 우산을 쓰는 사람도 있지만 스페인은 비와 바람이 함께 오기에 우비가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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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도로의 오른쪽으로 나란히 이어지는 길을 걷는다. 가끔 자동차가 지나가며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준다. 도로 옆으로 나무들이 많아 상쾌하고 이 정도 잔비는 걷기 좋은 날씨이다. 두 시간 정도 걷자 점점 가늘어지던 비가 멈춘다.

넓은 농경지와 들판이 보이고 근처에 큰 목장이 있는지 진한 퇴비 냄새가 바람에 실려온다. 점점 초록 작물들이 울창한 작은 사이다카지노이 보이고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라는 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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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이다카지노은 일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영화 세트장처럼 썰렁하다. 어디선가 우렁찬 닭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반이다.


'어, 우리나라 닭은 새벽에 사람들 일찍 일어나라고 우는데 여기 닭은 스페인 사람 닮아 밤늦게 자고 오전 9시 반에 우나보다---'

"스페인 새들도 신앙이 강해 성당 첨탑 위에만 둥지를 만드나 봐."


옆에 걷던 친구가 말 된다며 크게 웃는다. 산티아고 사이다카지노은 성당에서 시작하여 성당으로 끝난다고 한다.



한적한 사이다카지노의 길 끝에 아치형 아름다운 다리가 보였다. 길고 아름다운 다리로 유명한 푸엔테 델 오르비고이다. 여러 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규모가 큰 다리로 19개의 아치가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13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다리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가장 긴 다리로 국가유적으로 지정되었다. 공이 많이 들어 오랫동안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나가는 순례자들은 모두 멈추어 다리 위에서 풍경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혼자 걷는 순례자들에게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며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며 먼저 말한다.


"타이완?" " 사우스 코리아?"

한적한 사이다카지노

사이다카지노을 벗어나자 카미노 길은 두 개로 나누어진다. 지도를 보니 두 길은 성 토르 비오의 십자가에서 하나로 합쳐져 아스토르가로 이어진다.


큰 도로를 따라 직진하는 길에는 road(도로 따라가는 길)라 표시되었고, 오른쪽 길은 way로 표시하여 사이다카지노 길임을 알리고 있다. 오른쪽 길은 두 개의 사이다카지노과 서너 곳의 언덕을 넘어 800m 더 걸어야 한다.


'사이다카지노까지 800km 걷고, 끝장내기 묵시아와 피스테라까지 120km까지 더 걸어 920km를 걷는데 그까짓 쯤이야!'


순례자들의 선택은 반반으로 나뉘었다. 빨리 걷기 위해 쉬운 도로길을 선택하는 사람들과 제대로 옛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로.

며칠 동안 큰 도로를 따라 지루하게 걸었던 나는 당연히 우회하는 사이다카지노 길을 걸었다. 언제나 그랬듯 제대로 하여야 후회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맞았다. 아니 참 잘한 선택이었다.

초록의 농경지와 들판을 지나는 아름다운 길과 자갈 언덕이 이어진다.

작은 사이다카지노 낡은 성당에는 몇몇 노인들만이 일요 미사를 보고 있었다. 오래된 성당의 실내는 화려하고 경건했지만 노인들은 이방인에 더 집중했다. 이 성당은 누가 지키나 걱정이 될 정도이다.

사이다카지노의 길을 따라가니 중간에 여러 나라의 국기를 늘어놓은 간식 가게가 보인다. 태극기가 제일 눈에 띄어 관심을 보였다. 주인이 가게 안에서 간단한 한국어를 하고 아주 단순한 한국 물건도 팔고 있었다.

"한국사람, 어서 와?"

와인을 수도꼭지로 무료로 주던 수도원 사이다카지노의 태극기 대장간이 생각났다. 한국사람들이 많으니 주인들의 상술이 영리하다.

비옥한 평원을 지나 아주 멀리 언덕 위에 자동차와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저 자동차는 푸드트럭이고 사람들이 간식을 사고 있는 걸 거야"

"나는 잘 보이지도 않는데 친구는 상상력이 풍부한 것 같아. 항상 뭘 보면 소설처럼 상황을 잘 말하는 것 같아 재미있어."


뛰어 올라가 보니 간단한 음료를 파는 승용차와 허름한 순례자 조형물이 있었다.

무인 과일가게

고원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니 중간에 과일을 진열해 놓은 곳이 보인다. 여러 종류의 과일들이 진열되어 있고 순례자들이 직접 가져와서 먹는다. 오렌지를 직접 주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자신이 내고 싶은 만큼의 돈을 기부하는 가게이다. 무인 판매가게인 줄알았더니 저 멀리서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

순례자들은 스페인의 싼 과일값보다 훨씬 많은 돈을 기분 좋게 낸다. 기가 막히게 남는 장사다.


'들을수록 좋은 단어 기부를 역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십자가상

멀리 아주 큰 사이다카지노이 보이고 큰 십자가가 맞아준다. 정말 반가운 도시 아스토르가이다. 거북이가 어제처럼 오늘도 24km나 걸었다. 점점 빨라지고 많이 걷고 있었다. 묵시아, 피스테라까지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마른 사이다카지노자상

언덕을 따라 내려가면 수도옆에 목마른 사이다카지노자상이 맞아주고 아스토르가에 들어가는 순례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사이다카지노 산 후스토 데 라 베가이다. 길가에 있는 작은 바에 앉아있는 원주에서 온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도로길을 걸어 나보다 빠르게 도착하여 쉬고 있었다.


언덕에서 한눈에 보이던 아스토르가는 보기보다 멀어 한 시간을 더 걸어 도착했다. 도시 언덕에 웅장한 대성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반드시 성당을 들리니까 높은 성당 종탑을 찾으면 길을 찾기 쉽다.

오전에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린다. 이번 주는 내내 비가 온다니 생각이 많아진다. 비를 많이 맞고 걸었던 제주 올레길, 페루 와이나픽추 낭떠러지 계단 길이 그리워진다.


비 오는 산티아고 사이다카지노이 좋다!

소중한 마음으로 걸을 것이다.








다행히 숙소가 대성당 앞 200년 넘은 고택을 개조한 알베르게이다.

주변에 초콜릿 가게가 많아 궁금했는데 아스토르가는 유럽 초콜릿의 원조라고 한다.

산티아고 가는 마지막 도시 아스토르가는 일요일에는 지나는 사람도 없고 가게도 모두 문을 닫았다. 큰일이다. 오늘은 식사가 부실하여 유명한 아스토르가에 도착하면 맛있는 식당이 많을 거라고 기대를 많이 하였는데 아니었다.

여전히 대성당을 찾는 순례자들과 성당의 종소리뿐이다.


산타 마리아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ia)은 아스토르가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이자 최고의 성당이다. 스페인 와서 도시마다 큰 성당들을 많이 보았지만 또 다른 양식의 대규모 성당으로 유료 박물관이 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카미노 박물관


대성당 옆 옛 로마의 성터 위에 건립된 주교 궁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환상적인 현대 건축물이다. 원래 주교의 거처로 건축되었으나 지금은 카미노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우디의 건물답게 곡선과 직선의 배합이 디즈니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생각났다.


'독일의 성이 훨씬 먼저 건축되었는데 가우디가 거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 아닐까?'


산티아고 사이다카지노은 성당을 만나고,

길에서 사람을 배우는 길이다


대성당
입체 체험관


오늘의 200년 된 알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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