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이별
유니콘카지노의 헐떡 거리는 소리가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아이의 가슴을 꼭 쥐고 있는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심장이 뛰게 할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잠든지니를 깨워야 했다.
밤이 새도록 함께 유니콘카지노를지키다 새벽녘에야 잠시 눈을 붙였는데,딸의 이름을 크게 소리쳐 불렀다.
유니콘카지노를 부여잡은 손을 잠시라도 놓고 딸을 부르러 가면 내가 없는 사이에 유니콘카지노가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앉은자리에서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지니야. 일어나!! 얼른 일어나. 지니야!지니야!유니콘카지노떠날것 같아. 지니야빨리 와!!
울먹이는소리로 자신을부르는 내목소리를들은지니가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얼굴로 안방으로 뛰어들어왔다.
엄마. 유니콘카지노 이상해? 우리 유니콘카지노 정말 죽는거야?
콩아..유니콘카지노야...누나가 미안해우리 아기.
엄마랑 리아는누나가돌볼게. 잘 지킬게. 더 아프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잘 가. 사랑해.아가야.
누나가정말 사랑해. 미안해 미안해 유니콘카지노야...
딸의 말에대답이라도 하듯유니콘카지노는 온 힘을 다해마지막 한숨을 몰아 내쉬었다.
그리고 얼마 후내 손으로 부여잡고 있던 유니콘카지노의심장 박동도 천천히 멈췄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물만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이 생겼다.믿을 수 없었지만 사랑하는 내 강아지 아들 유니콘카지노가 그렇게 우리곁을 떠났다.
임종이가까워지는사람이나 동물에게나타나는가장 큰 특징 중하나가식음을 전폐하는것이다.
하지만 유니콘카지노는 그렇지 않았다.
워낙에 몸이 아팠던 아이라 컨디션이좋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금방위독해질 수도 있을 거라는징후는 단 한 가지도 없었다.
기저 질환에 노환까지 겹쳐 지쳐 있기는 했어도 유니콘카지노는 잘 지내고 있었다.
피부과 약과 오른쪽 어깨 아탈구로 인해 생긴 연골 손상으로 먹는 약 때문에 꾸준히 간과 신장의 수치를 체크하며 관리를 하고 있었다. 그 수치도 내내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아이가 떠나고 나서야 며칠 전부터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유니콘카지노가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유난히 길었던 올해(2025년) 구정 연휴 끝무렵인 설날 밤이었다.
여느 날처럼 수면제를 먹고, 침대 위에 잠들어 고로롱 고로롱코 고는 소리를 내는 유니콘카지노를 쓰다듬으며 침대에 몸을 누였다.
가만히 가만히 등을 쓰다듬으며 유니콘카지노의 목덜미에 코를 박았다. 구수하고 달큼한 유니콘카지노 특유의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내 손길에 잠에서 깼는지 유니콘카지노가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계단으로 내려와 안방 문을 나섰다. 밤중에도 대소변이 마려우면 거실에 깔려있는 패드로 나가서 볼일을 보기 때문에 그저누워서 유니콘카지노를 기다렸다.
방으로 돌아오면 닦아주고 품에 안고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강아지들처럼 꽉 안는 것을싫어하던 유니콘카지노가 2~3년 전부터는 겨드랑이로 파고들어 팔베개를 해주면 유니콘카지노도 나도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방밖으로 나간 유니콘카지노가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무슨 일이 있나 싶어 나가 보았더니 누나의 방문 앞에 코를 바짝 대고 멍하니 서있는 것이었다. 잠결에 그런 건가 싶어 안아 들고 방으로 데리고 돌아왔지만 유니콘카지노는 같은 행동을 네댓 번 이상 반복했다.
그러던 아이가 새벽이 밝아 올 무렵이 되자 빠른 걸음으로 온 집안을 샅샅이 헤집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유니콘카지노가 다른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낀 건 그때부터였다.
겨울로 들어서며 오른쪽 어깨의 연골 손상으로 잘 걷지 못해 산책도 유모차로 다니던 유니콘카지노였다. 그런 유니콘카지노가 개구 호흡을 하며 거의 뛰는 것과 같은 속도로 집을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겁이 덜컥난 나는 유니콘카지노를 품에 안고 달래려고 애썼다.
콩아. 유니콘카지노야. 왜 그래? 어디가 불편해? 다리 아프잖아. 밤새 잠도 안 자고... 너 왜 그래... 엄마 무섭게.
엄마? 유니콘카지노 왜. 어디 아파? 왜 벌써 일어났어?
유니콘카지노와 내가 실랑이하는 소리를 듣고 이른 새벽임에도 지니가 일어났다.
그 순간품에 안고 있던 유니콘카지노의 몸이 갑자기 뻣뻣해지며 경련이 일어났다.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며 입에선 거품을 물기 시작했다.
유니콘카지노를 안고 있던 나와 유니콘카지노를 바라보고 있던 딸이 동시에 소리쳤다.
유니콘카지노야!!! 유니콘카지노야!!!
유니콘카지노의 발작은 이틀 동안 두 시간 간격으로 지속됐다. 병원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하며,검사를 진행하면서아이를 병원에 둘 것인지 아니면 집으로 데려가 함께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유니콘카지노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도저히 병원에 혼자 두고 올 수는 없었다.
꼬박 이틀의 마지막 시간을 유니콘카지노와 함께했다.
그리고 그렇게 갑자기,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아들이자 둘도 없는 친구이고가족이었던 유니콘카지노가 내 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