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마지막 날이다. 내가 365일 동안 살아 있었다니. 그것도 이 나라 이 도시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는 대한민국의 한 해는 처참했다. 한 해의 끝자락에 또 한 번 참사가 일어났고, 거듭되는 참사를 보며 이 죄 많은 나라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온 것이 다행이며 또한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한 해 동안 건강하게 살아남은 자로서, 은혜 입은 자로서, 빚진 자로서 내게는 기도의 책임이 있다. 모두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내년에는 더욱 힘써 기도해야 할 것을 깨우치는 마지막 날.
주님. 한 해 동안 저를, 제 가족을, 올해 태어난 제 딸을, 제 소중한 친구들과 동료들, 선후배들을 365일 동안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이 귀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아끼고 존중하고 깊이 사랑하며, 기도하며 살겠습니다.
감사 기도를 올리며 한 해의 마무리를 시작해보려 케이카지노.
올해는 내게 잊지 못할 한 해다. 내게 딸이 생긴 해. 내 딸이 케이카지노 해. 내가 딸을 키우기 시작한 해다.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내 인생에 있을 것 같지 않았던 일들이 한 번에 시작된 해. 내가 엄마가 되다니. 딸과는 174일 째 살을 부비며 살고 있다. 하루를 아주 꽉꽉 채워 살았기 때문인지, 174일이 17년 4개월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초보 엄마지만 엄마인 내가 익숙한 까닭이다.
내 딸의 이름은 김다니다. 이 아기는 배 속에서 38주 6일을 꼬박 거꾸로 있었다. 좁은 내 배 속에서 불편하게 지내느라 아기는 사경을 안고 케이카지노났다. 우리는 사실 39주 0일에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기는 하루 먼저 세상 밖으로 나오겠다며 양수를 터뜨렸다. 아무런 예고도 진통도 없이 아기는 그렇게 내 몸 밖으로 나왔다.
배꼽 밑에 그다지 크지 않은 수술 자국이 만져진다. 내 케이카지노가 내 배 속에 있었다는 증거. 내 케이카지노가 내 몸 밖으로 나왔다는 증거다. 육아로 고된 날은 이 상흔이 붓고 가렵다. 상처의 주인이 호령하는 대로 아팠다 말았다 하는 것이 몸의 신비다.
오늘로 다니는 케이카지노 지 174일이 됐다. 5개월 20일이 된 아기다. 완전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이며, 나와 애착 관계가 매우 잘 형성되어 있고, 아빠와 노는 걸 무척 좋아하며, 옷과 책 표지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기저귀 갈이대에 누워 있는 걸 싫어하고, 내게 안겨 있는 걸 가장 좋아한다. 사람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 누구든 놀러오면 나보다 더 즐거워한다. 성격이 온순한 편이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어렵지 않지만 수면 문제가 있다. 다니는 잠드는 걸 너무도 힘들어하는 아기. 낮잠도 밤잠도 모두 어렵게 잔다.
케이카지노는 머리가 별로 없다. 배냇 머리도 긴 편이 아니었지만, 이 마저도 다 빠져 마치 머리를 빡빡 민 아기 같다. 얼굴은 아주 토실토실하다. 몸무게도 적지 않게 나가는 편인데, 의외로 살집은 없다. 손톱과 발톱이 빨리 자란다. 내가 너무 서툴러서 손톱과 발톱을 예쁘게 잘라주지 못해 케이카지노 얼굴과 발목에 상처가 생기곤 한다. 쪽쪽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자기 손가락 빠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 며칠 사이에 자기 발을 빨기 시작했다. 뒤집기가 늦은 편이었던 반면, 양쪽 뒤집기와 되집기는 빨리 터득한 편이다. 요즘엔 앉기 연습 중이다.
케이카지노와 174일을 살았다. 케이카지노는 오늘 평소보다 빨리 잠들었고, 놀랍게도 혼자 자는 중이다. 케이카지노와 한 해의 마지막 날을 조금 더 근사하게 보내고 싶었지만, 걷지도 뛰지도 못하는 갓난 아기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집 근처 백화점에 가서 콧바람 쐬고 왔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지만, 매일의 루틴대로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는 일을 반복했다. 그것이 아기 있는 가정의 이벤트다.
유난히 떠나보내기 아쉬운 2024년이다. 내 딸이 케이카지노 해라 그런가, 너무도 소중한 이 한 해가 이대로 떠나가는 일이 서운하다. 오늘까지의 올해를 잘 기억하고 싶다. 올해의 다니를 잘 기억하고 싶다. 올해 다니와 했던 일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싶다.
소중했던 2024년, 잘 가. 고마웠어.
202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