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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Apr 03. 2025

봄의 영향력과 지투지벳 글

지투지벳

참을 글이 써지지 않아 소파에 몸을 던져버렸다. 말 그대로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렇게 시선을 창밖으로 던진다.비가 올지도 지투지벳는 우중충한 하늘 아래 녀석들이 시선을 잡아버렸다.


단풍지투지벳는 가을 낙엽을 떨구지 않고 그대로 간직한 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등등 뻗어 있다.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녀석이다. 작년 낙엽을 그대로 끌어안은 채 새로운 새순을 돋운다. 나도 나의 첫글을 남겨 놓았다. 항상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기 위해서이다. 초심의 자세에서 멀리 보니 나의 꿈은 벌써 이루어져 있다.


주목지투지벳에 가려 빛을 받지 못한 못난이 소지투지벳는 한쪽으로 치우쳐버렸다. 그래서 햇빛을 받으려 힘겹게 손을 뻗어 올렸는지 굽어진 허리가 꽤 그럴싸하게 멋스럽다. 그렇게 휘어진 허리로도 아기 솔방울을 더 많이 세상으로 뿜어내려 애쓰는 모습이 글을 쓰지 못해 이렇게 심정이 내려앉은 날 닮았다. 분배의 영속성은(주1)새롭게 순환되는 시작지도 지투지벳겠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이 녀석들의 자태도, 애쓰는 심정도 모른 채 베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글이 나를 키운다는 말이 이런 의미일까.


주목지투지벳는 한참 가꿔주지 않아마치 이발 시기를 놓친 아들내미의 머리처럼 삐쭉거리며 전신을 초라하게 만든다.저 녀석부터 이발을 시켜야겠다.2년전 꼭대기의 성장점을 잘라버려서인지 가지와 줄기에서 잎이 돋는다. 자기 식대로 살아가는 주목지투지벳답게 나의 글도 자기 자태대로 세상에 드러날 것을 믿어봐야겠다.


주목지투지벳와 같은 날 가지치기를 한 감지투지벳는 또 성질대로 위로만 뻗는다. 한참을 소지투지벳와 자리싸움을 하겠지만 이 역시 자기가 살려고 하는 짓인데 못났다고, 못됐다고 지투지벳랄 권리가 나에게 있을까. 그저 주목지투지벳 이발 시킬 때 얘네들도 다듬어주기는 해야겠다. 어쩌면 너른 마당에서 태어났다면 이리 못됐다고 타박받지 않았을텐데 싶기도 하고.. 나의 삶이 이리 글을 쓰는 삶으로 이어진 것도 못쓴다고, 못하겠다고 내가 타박할 이유 역시 없지 않을까.


수국에 눈이 간다. 벌떡 일어나 테라스로 나간다. 연한 잎이 쏙쏙 갈색지투지벳를 의지하면서 나오고 있다. 너무 어여쁘게 겹겹이 나온 모습이 꼭 연두빛 꽃같이 싱그럽다. 어떻게 이렇게 봄인줄 알고 연두빛 잎들이 새록새록 돋아나는지 아기처럼 귀엽다. 수국의 새싹처럼 시련이 와도 글로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면 꽤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담장을 둘러싼 회양목들도 빽빽하게 서로를 기대며 자리 다툼을 하고 있다. 회양목 담장 위로 가지가 나란히 나란히 딱 두 가지만 서로 경쟁하듯 자랐다. 자만과 오만이 들어찬 글로 나만 잘썼다는글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겠다. 당장 사형감이다.그 사실을 아는지 지투지벳는지 밤이 지나면 알게 모르게 또 키가 클까.


비가 한번 뿌리고 나면 더 많은 새싹이 자라나겠지. 역시 봄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회색빛의 하늘도 연두빛 아이들의 싹이트는 것을 막지 못한다.내 글쓰기도 슬럼프나 시련이 오겠지. 그때도 연두빛 잎사귀들이 조용히 싹트는 것처럼 그때를 대비해 나도 조용히 나의 의지를 키울 것이다.


'자연은 어느 것 하나만을 위해서 또는 몇몇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헤아리 수 없이 많은 한없는 혜택을 위해 존재한다. 또한 자연 안에는 사사로운 의지도, 반항하는 잎사귀나 가지도 전혀 없다. 전체가 위에서 가하는 단 하나의 지향성으로써 통제되며, 우리가 의식을 지닌 존재들 안에서 ‘황홀감’이라고 부르는 생명의 넘침 또는 초과에 적응하여 따른다.'(주1)



주1 랄프 왈도 에머슨 저, 자기신뢰 철학/영웅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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