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바카라사이트.... - 男
(남편의 章)
난 이 유머를 좋아한다.
어떤 후배가 선배에게 물었다.
“형. 결혼하면 뭐가 좋아요?”
“응, 다 좋아. 심심하지 않고, 외롭지도 않고, 서로 의지할 수도 있고…. 너도 결혼해 봐. 좋아!”
“우와~. 부럽네요.”
“다 좋아. 그런데, 그녀가 집에 돌아가질 않아. 난 게임도 하고 놀아야 하는데~.”
결혼은 흔히들 복불복이라고 한다. 혹은 결혼과 연애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타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혼자서 사는 것과 내가 아는 사람과 사는 것은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결혼은 삶의 무대를 공유해야 한다. 나의 것은 사라지고, 우리의 것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서로 맞춰서 살아가는 동안 이해와 인내는 필수적이다. 한마디로 내 맘 같지 않은 것이다.
중년의 결혼이라고 다르지 않다. 재혼인 경우에는 결혼의 함정을 알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처럼 나이 오십에 초혼인 경우는 ‘같이 사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 방법이 없다. 수건을 접는 방법부터 청소하는 방법까지,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 등 서로 다른 사소한 것들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리 나이의 결혼 준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크다면 큰 의견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면, 결혼식 방식, 의상 등등이 있다. 결혼식의 방식은 난 스몰웨딩이라기보다는 작은 결혼식을 원했다. 우리 나이에 초혼이 무슨 자랑도 아니라서, 그저 조촐하게 돌잔치 하듯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 양가 부모님을 포함한 가까운 친척과 아는 친구나 지인 몇몇만 참석하는, 결혼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같이 살게 되었다는 인사 정도로, 식사 대접을 하는 방식을 원했다. 그래서 의상도 우리 나이에 화려한 바카라사이트나 예복을 입지 않고, 간단한 드레스나 정장 스타일로 입기를 원했다. 말 그대로 인사를 위한 복장이었다.
더구나 중년의 여성이 바카라사이트를 입는 모습이 오히려 추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한 편으로는 중년의 부부의 리마인드웨딩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리 보기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결혼식 날짜를 잡으니까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차례 결혼 날짜를 연기해야만 했다. 이런 시국에 많은 사람들을 부르는 것이 맞는 지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이 달랐다. 그녀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었고, 그동안 관계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혼을 알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실례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야 산에서 살아서 속세의 관계가 그렇게 넓지 않았지만, 나름 자그마한 사업을 하는 그녀에게 결혼은 알려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두말하지 않고 그녀의 의견에 찬성했다. 그래서 그녀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결혼 예복에서 나는 별 문제 없었다. 그냥 기성복인 양복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의 의견 – 중년의 여자가 입는 바카라사이트의 모습에 대한 의문 – 에 대해 찬성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에게 그래도 어울리는지 한번 입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그녀의 생각마저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웨딩플래너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고, 웨딩플래너의 설명은 이랬다.
“그래도 평생에 한 번 하는 결혼인데, 바카라사이트를 입으시는 게 맞을 거예요. 아니면 후회해요. 그리고 당연히 바카라사이트는 젊고 이쁜 신부를 위해서 제작되었지만, (아내의 얼굴을 보며), 신부님 정도면 어울리는 바카라사이트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바카라사이트플래너의 이 말에 그녀는 홀딱 넘어가서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찾아 볼게. 그래도 어울리는 게 없으면, 당신 의견에 따를게. 그래서 바카라사이트랑 같이 정장 스타일의 예식복도 찾아 볼게. 나도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아.”
그녀의 눈빛은 벌써 반짝거리고 있었고, 도저히 반대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바카라사이트를 입어보는 날짜를 잡았다.
며칠 뒤, 그녀는 웨딩플래너와 바카라사이트 가게를 몇 군데 다녔던 것 같다. 그녀의 장점인지, 우리 나이의 장점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몇 군데의 가게를 다니면서도 나를 동반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 점이 나는 고마웠다. 그렇게 몇 군데를 다닌 뒤에 나를 만나서 말했다.
“괜찮은 바카라사이트를 발견했어. 난해하지 않고 단정한 스타일이야. 난 그래도 바카라사이트를 입고 싶어. 당신이 한 번 봐줘. 영 아니면 안 입을게.”
다음날, 계획에도 없던 바카라사이트 참관을 하러 가게 되었다. 바카라사이트 참관은 완전히 신세계였다. 무엇보다 내가 이런 가게에서 이런 방식의 바카라사이트를 입는 것을 본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었다. 그녀는 몇 개의 바카라사이트를 보여 쥤고, 생각보다 추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그녀의 생각을 따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 그녀에게 잘 어울리고, 제일 이뻐 보이는 드레스를 선택했다.
그녀의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며, 내 입에서 번지는 미소를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