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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작 Mar 03. 2025

바카라사이트이 되어준 작가

좋은 바카라사이트을 만났다는 것은 공부의 모든 것을 이룬 것과 같다*


좋아하는 친구만 만나온 것처럼.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친구처럼.

스쳐 지나는 인연인 것처럼.

나에게 인문학은 러했다.




봄, 여름, 가을... 봄, 여름, 가을.

인문학을 알기 전, 나에게 1년은 삼계절이었다. 겨울을 경험한 적 없어서, 추위의 매서움을 몰랐다. 인문은 내게 겨울이었다. 봄부터 가을은 실험이 전부였다. 겨울은 내 생에 없던 계절이었다.



하충의빙. ‘여름 곤충은 얼음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주1) 오늘은 이 구절에 밑줄을 그었다. 그렇구나. 여름 곤충은 얼음을 믿지 못하겠구나. 살아본 계절만이 생애 전부라고 말하겠구나.





삼계절 안에서의 경험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봄이면 세상에 나갔고 여름엔 ‘앎’을 구하러 다녔으며, 채워졌으니 가을엔 나누었다. 그렇다. 겨울을 모르면서 모든 계절을 안다고 자만을 했다. ‘알고 싶은 것을 배웠으니 되었다’는 그 시절착각이었다.



‘아는 것이 적을수록 모른다고 느끼는 것이 적고, 아는 것이 많을수록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 많다'(주1), 이 문장은 나를 통째로 뒤흔들어댔다.





“여섯십니다.” 리더의 목소리였다. 토론이 시작되었고 발언할 차례가 왔다.

입을 여는 순간, ‘하충의빙’ 네 글자가 머릿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곧, ‘무지’의 방망이들이 가슴을 두들겼다. 북받쳐 오르던눈물이 밑줄을 적셨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뜨거운 의식을 치르게될 줄 몰랐다.



신성함은 매일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오랜 피부가 벗겨진 날, 새로운 피부가 돋아날 때이다. 한 계절이 더 있음을 살가죽으로 느껴보자.



처음 맞는 겨울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간다.늦은 발견은 더 진한 빛으로 빈틈에 새어들었.되려, 오만한 앞섬보다 겸손한 뒷섬이 빛을 누리기에 알맞은것 아닐까.



왜 바카라사이트가 되었냐는 질문에, 소설가 데이비드 실즈가 대답했다. 말을 더듬기 때문에 바카라사이트가 되었다니! 이 질문을 받는다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내 속으로 파고드는 시간이 필요했었노라고. 하고 싶은 말을 정돈하여 드러내고 싶어서라고! 쓰는 행위가 즐겁고도 파고드는 힘이 많이 드는 일인데, 그건 끝까지 해보고 싶은 일이라고 말이다.



내 안에 파고들지 않는 정보는 앎이 아니며, 낡은 나를 넘어뜨리고 다른 나, 타자로서의 나로 변화시키지 않는 만남은 체험이 아니다(주2).



토요일 아침.독서를 끝내고나니, 독서멤버가 물었다.

빛작 바카라사이트님은 어떻게 사유하나요? 사유가 궁금했던 바카라사이트는 나를 생각에 머물게 했다. 나만의 속도로 말하는 힘을 예열 중이었다. 역시나 나의 정신 체계가 부실한 것을 느꼈다. 다행스러운 것은 며칠 전 e-book을 읽던 중 '글'한 문장이 떠올랐다.



‘쓰기의 말들’에서 인용해 보았다.

“사유하는 방법은 문장을 사유하는 것입니다.”



나는 '발견과 동의'의 안도감으로 말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한 문장을 읽고 나면 연상되는 현상이나 상태가 떠올라요. 저는 그 지점에서 파고들어요”



독서 멤버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난 바로 ‘파고든다’는 의미에 덧붙일 상황을 떠올렸다.



“현재와 미래는 모두 정신이라는 그릇에 담겨 있어요. 다른 점은 현재에는 신체가 미래에는 영혼이 있다는 것입니다.”



독서모임 리더의 설명이었다.

삼바카라사이트을 살아온 나에게 눈사람을 이해시키려는 것 아닌가. 나는 ‘이틀’을 지불하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만의 표현은 다음과 같다.



“우선, 현재와 미래의 접시를 시간처럼 흐르는 ‘물’이라고 가정합니다. 다음, 신체와 영혼의 차이점을 ‘상태’로 보았어요. 신체는 고체이므로 부피가 있고, 영혼은 기체여서 부피가 변하므로현재에는 얼음을 미래에는 드라이아이스를 올려놓은 로써 이 표현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스스로의 마침표를 찍고 나니, 적어도 나는 납득이 되었는데 멤버들에게는 괜한 사족을 늘어놓은 듯했다.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주3).



삼계절을 살아왔기에, 겨울을 살아본 곤충과는 조금 달랐다. 얼음과 드라이아이스를 아는 여름곤충은 이렇게 사유의 점 하나를 찍어갔다.

어쩌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삼바카라사이트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바카라사이트을 잊고 살아가면서,자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진 않지 질문을 가져본다.



탐구하던 시절 나는...

좋아하는 친구만 만나는 것처럼

인문학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대화가 없었던 친구처럼 인문은 서먹했다.

연락이 뜸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인문학과 데면데면했다.

스쳐 지나갈 뻔한 귀한 인연이 '인문'이었다.



인생은 작은 실험실이었다. 사람이라는 원재료를 똑같은 매뉴얼로 반복하여 실험한다. 시간 설정의 차이와 횟수만 다를 뿐이다. 여기에, 한 사람의 도반은 촉매와 같다. 함께 반응하여 속도를 올리거나 느리게 할 뿐이다.




어제 만난 도반들은 겨울을 알게 해 주었고, 오늘 나의 일상에 촉매가 되어 주고 있다.

새벽독서, 인문학, 도반. 내 속으로 파고드는 세 가지이다.



위대한 새벽독서는 도반들과 함께 모여 각자의 책을 읽습니다.인생의 맥락을 찾아가며 깨달음을 얻는 시간입니다.





주1 치루루, 세계의 리더들이 논리학을 배우는 이유

주2 황현산, 문학평론가

주3 이사크 바벨, 러시아 문학가

*부처의 말씀 인용



[빛작 연재]

월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수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금 5:00a.m. [새벽독서로 마음 챙기기]

일 5:00a.m. [과학은 호두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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