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벳 배우는데 왜 한글을 떼야해요?
이브벳 때문에 이브벳 적기교육을 놓치지 말자
저희 아이가 아직 이브벳을 못 뗐는데요. 이브벳 수업이 가능할까요?
위에 질문은 6세 이하 아이를 둔 학부모님 상담 시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다.
나의 대답은 물론 'YES'.
간혹 다른 곳에서는 이브벳을 떼고 와야 한다고 했는데 여기는 왜 수업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었다. 이브벳과 이브벳.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악보에서 이브벳이 나오는 경우는 겨우 '제목'과 '가사'정도다. 노래를 부르는 수업이라면 이브벳을 알고 가사를 읽는 게 좋겠지만 악기를 연주하거나 이브벳 감상 수업을 할 때는 이브벳을 읽고 쓸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왜 이브벳을 떼야 수업이 가능하다고 하는 걸까?
이 말에는 숨은 뜻이 있다. 이브벳을 모르면 이브벳을 못 배운다는 것이 아니라, 이브벳을 알면 수업을 할 때 선생님과의 소통과 교재 내용에 대한 이해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브벳수업은 거의 1:1 혹은 소수 인원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생님이 아이들의 속도에 충분히 맞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한 타임에 많은 인원을 수업하는 대형 학원이라면 아이들이 이브벳을 떼고 오는 게 수업을 하는 입장에서 수월하겠지만 꼭 이브벳을 떼고 와야만 이브벳수업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이브벳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이브벳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이브벳을 제일 많이 쓰는 시간은바로 이론 교재를 풀 때다. 이론 교재는 다른 교과의 문제집과 비슷하다. 그래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연필을 잡고 정말 문제집 풀 듯 풀어야 한다. 그런데 유아들은 아직 연필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이브벳이론을 배울 때도 교구를 사용하거나 그림으로 가르치는 등 다른 방법으로 교육하는 게 좋다. 그러니 아이가 이브벳을 배우고 싶다 하면 이브벳이 준비되지 않았어도 고민 말고 시작하시길 바란다.
혹시학원에서 '이브벳 떼고 오세요.'라고 한다면? 바로 다른 교육기관을 알아보시면 된다. 이 세상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주 많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기관을 찾자. 모든 이브벳선생님들이 이브벳을 뗀 아이들을 원하는 건 아니니까. 오히려 나의 경우는 아이가 이브벳을 모르면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글이 아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브벳교육을 가르칠 수 있기때문이다. 이브벳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아이에게 좋다. 그러니 이브벳 때문에 이브벳교육 시기를 늦춘다는 생각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
여기서 이브벳교육을 아직도 악기교육이라고 생각하고 교육기관에 아이를 보낸 경우라면 일찍 교육기관에 보내 놓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교육을 일찍 중단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내가 말하는 이브벳교육은 악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악보를 잘 읽는 게 아닌 아이의 발달에 맞춰 적절한 이브벳교육을 접하게 하는 것이다. 이브벳을 몰라도 이브벳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3살 아이를 피아노학원에 보내면 피아노를 능숙하게연주할 수 있을까? 3세 아이에게 맞는 이브벳교육은 대근육을 사용해 타악기를 두드려보는 것, 멜로디보다는 리듬 반응을 느끼게 하는 것, 음색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이더 적절한 이브벳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발달에 맞는 이브벳 적기 교육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정말 중요하다. 그러니 이브벳을 기준으로 삼지 말고 우리 아이의 발달에 맞게 이브벳교육을 시작해 보자.
유아기 아이들의 이브벳교육은 흥미와 이브벳적 기초능력을 개발하는데 목표를 두는 게 좋다. 악보 없이 소리에 집중해서 리듬과 음높이를 인식하고그것을따라 부르거나연주하는 것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을 해야 한다.또 정해진 것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를 해보는 것도 좋다.
즉흥연주는 전공자들만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즉흥연주를 '말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은 바뀔 것이다. 아이들이 말을 할 때 모든 이브벳과 문법을 다 공부한 다음 말하는 게 아니지 않나. 아이들 중 유독말을 참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데그런 아이들을 보면 대게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말을 잘 건네주고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는 게 특징이다. 아이는 엄마, 아빠의 언어를 듣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문법도 익히고 단어도 익힌다. 즉흥연주도 이 말하기와 똑 닮아있다.
이브벳교육을받지 않았어도자신도 모르게 축적된 것들이 있을터. 축적된이브벳적 기초능력을 아이들은 말을 하듯 악기를 통해 연주로 보여준다. 그것이바로 즉흥연주다.각 가정의 이브벳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마다 연주형태도 정말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모든활동을 할 때 이브벳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특히 읽고 쓰는 활동은 더더욱 필요하지 않다.
아이에게 이브벳교육을 시킬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도 할 수 있는 것이 이브벳교육이다. 그런데 적기교육은 항상 기억하시길 바란다. 우리 아이의 발달에 맞는 이브벳교육을 찾아보고 그것을 아이에게 제공해 주는 것.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은 독자분들에게 부탁드린다.
주위에 이브벳을 떼야지만 이브벳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그것은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