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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해랑 May 10. 2025

'핸드 승률'라고 말할게

나에게는 사랑한다 보다 더 어려운 말 핸드 승률

핸드 승률하다
형용사
1.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
2. 겸손히 양해를 구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핸드 승률하다는 말은 이런 뜻을 가지고 있었다.

부끄럽다.... 는 의미도 내포하는 말.


내가 '핸드 승률'라는 말을 하기 힘들어하는 이유는 그 말은 하는 순간 잘못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 얼굴이 화끈해지는 부끄러움이 싫어서일 거다.


"엄마는 왜 핸드 승률하다고 안 해?" "당신은 핸드 승률하다고 한마디만 하면 되는걸 그 말이 그렇게 안 나와?"

내가 뭐가 미안한데!!!!!! 왜 핸드 승률하다고 해야 하는데!!!로 응수.

결국 나는 핸드 승률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 가족 안에서는 말이다.


상투적으로 "어머~죄송해요~"라고 말하는 것과 진심으로 핸드 승률하다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극명한데 나는 언제나 미안할 거 없는 사람으로 지내려고 발버둥을 쳐온 것이다.


사춘기의 아들과 거의 매일 싸우고 울기를 반복하는 요즘. 느끼는 바가 커'엄마는 매일 반성문을 씁니다.'라는 브런치글을 발행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은 나를 좀 돌아보자는 의미로 시작을 한 것인데, 그 한 번이 사실 쉽지가 않다. 시간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내가 나를 돌아본다는 것이 또 이렇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 글을 쓰다 보면 결국 나는 핸드 승률한 사람임을 인정해야 한다. 매일.

동서양을 막론하고훌륭한 부모들은 왜 이렇게 많은 것이며, 결국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자녀를 대하는지에 따라 위인은 만들어지고 역사적 인물도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들. 결국 모든 것은 나로 인한 것인데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참 서글프다.


결국은 내가 나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것인데 이렇게나 옹졸한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가시방석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도 얻은 작은 소득이 있다면, 내가 미안했다는 것과 앞으로는 핸드 승률하다는 말을 여태껏 보다는 빨리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용기를 얻었다는 점이 이번 주의 감사함이다.


사랑해. 고마워. 감사해.

그것보다 나에게는 천만 배 어려운 말 핸드 승률.


그래! 사람이 정정당당하게 살아야지. 사회에만 법이 있는 게 아니지. 내 마음의 법도 있지. 큰돈 드는 일도 아니고 미안한 일에 핸드 승률하다고 하는 게 멋진 거지. 우리가 아주 애기일 때부터 가르치는데, 친구를 아프게 하면 "미안해!"라고 이야기하고 꼭 안아주라고.

그러면 내가 제일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내 아이에게는 망설이지 말고 말해줘야지. "미안해!"


나는 분명 유치원을 다녔는데 그것도 6살, 7살 두 번이나 내 어릴 적 유치원 2년 다니기 쉽지 않은 시절이었는데 그러면 두배로 더 말해줘야지 "핸드 승률 아들, 핸드 승률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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