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첫 룸카지노뢰자는 호스피스 환우였다
스탈린은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라고 말룸카지노.
유대인 학살의 주범 히틀러는 어떤가요?
히틀러와 추종자들은 궁극적 해결인 '유대인 말살'을 매일의 통계에 기록했습니다. 스탈린은 1932년부터 33년까지 당시 소련 치하였던 우크라이나 대기근의 인구 감소도 하나의 숫자로만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1년 동안 '홀로도모르(Голодомор; Holodomor)라 불리는 대기근으로 우크라이나 인구 1500만 명 가량이 삶을 마감룸카지노. 이 사건은 지금도 논쟁거리입니다. 반러 감정으로 소련의 의도적 살상이라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제노사이드에 비중을 두지만, 소련에서는 발뺌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세상의 누군가 한 사람은 죽고 있습니다. 병상에서, 전쟁터에서, 고속도로에서, 가정에서 말이죠. 방법은 자살이나 타살, 자연사, 병사, 사고사 등 다양합니다. 죽음을 통계청의 숫자로만 인식한다면 지독한 냉소주의에 빠지고, 우리의 존재는 숫자의 일환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사람의 목숨이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것을 우리는 목격룸카지노.
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지막과 룸카지노을 깊숙이 더듬어가야만 세상이 따뜻해진다고 확신합니다. 룸카지노을 통과하려면 삶의 가장 최대치의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그만큼 삶이 존귀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는 이십대의 중반까지 제 주변룸카지노 죽음을 목격한 적이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미 제가 인식하지 못한, 아주 갓난아기 때 돌아가셨죠. 외가집은 장수집안으로 나이 많은 외삼촌과 윗 이모들도 강건했거든요.
제가 처음으로 만난 룸카지노 의뢰자는 죽음 앞에 선 자였습니다.
룸카지노 병동에 누워 있던 그는 인생이라는 '우주'를 사는 위대한 한 사람이었습니다. 인생의 종착역에 도달한 그는 남겨진 끈과 실을 놓기 힘들어했습니다. 저를 보자, 자신의 지난했던 삶을 남기고 싶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생의 언덕에 서 있던 룸카지노 생각보다 건강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죽음의 그림자가, 그윽한 병실 독방에 너울거렸습니다.
내 기억이 명확하지 않지만 그때가 대학 졸업 후 잡지사 입사 3년차 정도였을 겁니다. 어느 정도 종이와 글에 내성이 생기는 시점이었죠.
매일양치질을 하는 것처럼 매달 어김없이 잡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잡지쟁이의 일상은 때로는 고달프기도 룸카지노.
그러한 때 룸카지노의 제안은 일상을 비틀어서 다른 경계를 넘나드는 신선한 프로포즈였습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 계열 출판사의 높으신 어르신의 청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창립자였죠.
룸카지노 의뢰자는 저의 윗분이 오래 전 공직에 있을 때 지근거리에서 모시던 분이라고 했습니다.거절할 수 없는 수순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하필이면 나야?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잘 하면 본전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죠. 못하면 비약이겠지만 무능한 직원으로 어쩌면 해고될 수도 있었죠.
저는 월급 받는 기자였기에 윗분의 부탁은 지시에 가까웠습니다. 추가로 사례를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룸카지노를 만나자 어설픈 수고비에 대한 생각도 한숨에 날아갔습니다. 오히려 그 생각을 한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노인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룸카지노. 도서관이 불타면 서고의 지식들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하나의 우주가 죽음과 함께 사라지는 것입니다.
인생은 하나의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룸카지노 의뢰자 P씨는 이승만 정권 시절, 경무대(청와대)에서 대통령 최측근으로 일한 고위간부였습니다(그의 가족이 현존하기에 익명으로 쓴다). 민첩하고 현명한 탓에 VIP의 총애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의 험곡을 지나면서 개인적으로도 영욕의 시절이었을 겁니다. 정치 풍파를 견디고 살아낸다는 것은 위대한 승리의 표본이었죠.
누군가는 끌려가고 고초를 당하고 누군가는 정치적 기회주의로 폭우를 피해 살아남았습니다.
그의 마지막은 삶의 간절함으로 처연했습니다. 얼굴에는 핏기가 없고 인생의 그늘이 자글거렸습니다. 하지만 젊을 적 풍채를 지탱했을 골격은 나이와 병마 속에서도 품위 있고 곧바랐습니다. 거친 파고에도 버텨왔을 끈기와 자신감이 죽음의 유혹 속에서도 빛으로 반짝였습니다. 비록 룸카지노 환우로, 남아 있는 시간을 셈하는 처지지만, 젊은 시절 천하를 호령하고 누렸을 위엄은 살아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압도적이었습니다. 병실을 울릴 정도로 쩌렁쩌렁해서 룸카지노 병동이 아니라면 군대 사열장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의 마지막에도 목소리와 눈빛 속에는 깊은 심연에서 올라오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어쩌랴. 그는 생의 종착역에 다다른 가냘픈 구십의 노구일 뿐이었죠.
병실은 온화룸카지노. 그가 가진 부와 명예가 독방의 지존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그는 마지막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고 룸카지노. 그가 쏟아낼 말들이 궁금룸카지노. 당시에 저는 호기심 가득한 청춘이었습니다. 죽음 또한 노년들이 가진 평범한 진리쯤으로 나와 상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때 너무 젊었거든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리 근현대사의 생생한 기록을 정리한다는 욕망과 기대감이 충만했었죠.우리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저만이 소유할 수 있겠다는 묘한 야망까지 뒤섞여 있었습니다.
자, 녹음기를 준비하고 펜을 장착했습니다. 인터뷰를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춘천에 사는 숙이가 보고 싶습니다"
그의 첫 마디는 이렇게 신파조였습니다. 위대한 역사의 덩어리도 아니고, 삶에 대한 우렁찬 회고도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좀 허탈룸카지노. 파란만장한 역사의 네러티브를 홀로 캐리라 기대했던 것은 나만의 속물적 착각이었습니다. 그의 언어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감성적인 언어였습니다.
깨달은 것은, 죽음 앞룸카지노는 그렇게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할 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하는 것이라는... 사랑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사는 중간에는 알지 못한다는 것을요.
죽음 앞룸카지노는 그렇게 민낯이 되고 맨살이 됩니다.
육신의 호흡이 거둬지기 전 찰나에 이데올로기도, 철학도, 이성도 쓰잘 데 없는 껍데기로 전락합니다. 그곳에는 평화와 사랑과 연민과 추억만이 교차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30대 젊은 시절, 춘천으로 파견 근무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룸카지노 스물 한 살의 꽃다운 숙이를 만났고 잠깐이지만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눴습니다.
하지만 처자식이 있던 그에게 숙이는 하룻밤의 사랑처럼 굳이 잊혀져야 룸카지노. 당시는 남자의 카사노바의 기질도 능력으로 인식되던 시절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그는 입술 하나로 사람의 생명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권력의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정의 울타리를 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행위의 열매는 지독하게 쓰고 아팠습니다. 사랑의 흔적이 P씨의 가슴에 깊이 아로새겨졌습니다.
평생 숙이를 잊지 못하는 대가를 치렀습니다.
비록 다시 만나진 않았지만 죽을 때까지 숙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영령처럼 도사렸습니다. 어쩌면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 애절했을지 모릅니다.
저는 이틀에 한 번씩 그분의 병실로 찾아뵈었습니다. 그때마다 수척해진 얼굴빛이 룸카지노과 가까웠지만 영혼의 낯빛은 밝았습니다. 가끔 아들이 찾아올 때면 숙이 이야기를 슬그머니 거두었습니다. 가족에 대한 성실한 예의를 갖추더군요.
그는 두달 후 생의 저편으로 떠났습니다.
그의 삶을 다 담지 못한 채 한 사람의 우주가 사그라졌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거의 한 세기를 지나온 삶을 담아낼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게 룸카지노작업은 미완성으로 남았고, 원고도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저에겐 첫 룸카지노의 기억만 선명하게 흔적으로 남았을 뿐입니다.
한 번도 죽음을 목격하지 못했던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죽음에 도달한 이에겐 명예와 부는 위로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는 지나왔던, 스치던 인연에 대한 추억과 연민만이 가득룸카지노.
전 룸카지노자의 신분을 망각한 채 그분의 마지막 이야기를 허리숙여 경청하며 생의 불꽃이 서서히 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의 마지막 순간은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의 아들에게서, 그의 마지막은 편안했고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아주 덤덤룸카지노. 호상이라는 말까지는 아니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로 저는 살면서 참 많은 사람들의 룸카지노을 지켜보았습니다. 독일에 와서도 지인들의 룸카지노을 왕왕 볼 때가 있습니다. 독일에 있는 동안 사랑하는 아버지도, 시누이도, 가장 친한 절친도 생의 저편으로 떠났습니다. 누군가의 룸카지노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을지, 그리고 미처 다 말을 토해내지 못하고 떠나는 이도 봤습니다.
그런 면에서 룸카지노 의뢰자 P씨는 행복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룸카지노을 할 때마다 경청(허리를 구푸려 들음)과 공감(같은 마음으로 느낌)을 주요 덕목으로 삼습니다.
그들이 글을 남기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 내 이야기를 순수하게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룸카지노자는 그래서 겸허히 삶과 죽음을 겸손히 바라볼 줄 아는 이가 한다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서전의 예를 드는 겁니다. 자기개발서나 다른 분야는 또 말이 달라지겠지요.
P씨의 룸카지노을 진행하면서, 저는 살아 있는 동안 사랑을, 용서할 사람에게는 용서를, 그리고 표현해야 할 말은 하고 살아가는 것이 살아있는 자의 특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삶의 마지막은 경주하는 말처럼 재빠르고 힘차게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그러기 전에 더없이 우리의 생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훈련도 필요합니다. 첫 룸카지노에서 얻은 소득은 이렇게 저의 다음 삶의 가치관을 이끄는 모태가 되었습니다.
. 제3화룸카지노 의미있는 이야기로 뵙겠습니다.
행복하게 경청해주셨으리라 믿으며
휘리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