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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강작가 Feb 28. 2025

제5화 대필작가는 인지감성 AI입니까?

대필작가가 가져야 할 자세

19세기 오스트리아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의 말을 빌립카지노 입플.


'제국 하나를 통치하는 것보다 책 한 권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더 어렵다'


20세기 유럽문학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작가입카지노 입플. 나치의 박해 속에서 그의 책은 살아남았고, 우리가 잘 아는 밀렌 쿤데라에게도 영향을 끼쳤죠. 그가 한 권의 책을 쏟아내는 데 얼마나 많은 공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카지노 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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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밖으로 내면의 호흡을 내뿜는 행위가 바로 책을 만드는 일입카지노 입플.

때론 아기를 출산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아기를 낳기까지 혹독한 산고와 낳은 후의 기쁨은 무엇과도 비할 바 없습카지노 입플.


저의 경우 첫 아이를 낳을 때, 진통은 오래 가는데 아기가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카지노 입플. 결국 유도분만을 진행했는데,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카지노 입플. 누군가 날카로운 칼로 나의 배를 가르는 듯한...


하지만 아기가 태의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고통은 순식간에 사라졌습카지노 입플. 내 가슴위에 올려진 작은 생명 덩어리를 보는 순간, 환희가심장 밑바닥부터 퍼올랐습카지노 입플.


한동안 진통의 트라우마가 지속되었지만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망각은 또다른 출산을 불렀습카지노 입플.


내 책을 쓰는행위는 이렇듯 자신의 분신을 낳는 거나 매 한가지입카지노 입플. 자신의 시간을 글이라는 도구를 통해 객관화시킵니다. '종이'라는 항아리에 문장을 채우는 행위는 경건한 의식과도 같습카지노 입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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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제 자신, 한 줌의 흙으로 사라질지라도 글에 녹아있는 정신은 작은 프레임 속에 또하나의 기록으로 남겨집카지노 입플. 한 개인의 이야기지만 그것은 다음 세대를 이은 역사이자문화유산이니다. 그래서 무질의 말처럼책은 중요하고, 계속 쓰여져야 합카지노 입플.


그럼, 남의 책을 쓰는 대필작업은 어떨까요?


그것은, 좀더 진일보한 행위입카지노 입플.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자리에 서보는 것입카지노 입플. 의뢰자가 체험하고 소유했던정보의 물성들을 내 안으로 끌어당겨 소화하고 체화시켜 글 속에 녹아내야 합카지노 입플.


의뢰자의 글을 쓰기 전에는예열시간이 필요합카지노 입플.

그의 삶을 이해하고 생각을 알아채는 선 작업입카지노 입플. 대필자가 경험하지 않았던 의뢰자의 과거, 그리고 현재를 공감하는 거시적인 시선이 먼저 장착되어야 합카지노 입플.


의뢰자의 솔직한 생각 앞에 직면하고,
비판이 아닌 공감의 자세로 임할 때 비로소 글쓰기의 포문이 열립니다.


대필자의 기억이 어눌해질 때는 다시 질문을 끌어내어 과거의 창문을 열어주어야 하지요.변질되고 왜곡된 기억과 죽어버리거나 잠복된 사건들을 발굴합니다. 기억이나 추억은 여행과도 같아서 다시 떠올리지 않으면 쉽게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틈틈이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것 같습카지노 입플. 날이 갈수록 세밀화되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의 점과 함께 사그라듭카지노 입플.




프리랜서 글쟁이입카지노 입플.

그래서'직장은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는 자들의 도피처'라고 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참 위로가 됩카지노 입플. 직장에 매이면 다른 무리수를 두는 것이 쉽지 않습카지노 입플.


, 살면서하고 싶은 게 많았습카지노 입플.


만약 직장을 계속 다녔다면 어쩌면 지금의 저를 만나지 못했을니다. 대필도 그러한 정신의 확장에서 시작되었기에 비록 들쑥날쑥한 수입에도 별다른 후회가 없습카지노 입플. 다행히 저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다른 꿈을 꿀 수 있는 가능성들을 만났습카지노 입플.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세상을 만났습카지노 입플.


이후 서른 고개를 넘어가는 찰나에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 들어갔고, 운명적 시간 앞에 독일이라는 타국으로 떠나왔습카지노 입플. 만약 고국에서 안주하고 살았다면, 지금처럼 다른 사람의 인생 항해에 함께 노를 젓지 못했을 겁니다.

저처럼 자유로운 영혼은 직장생활에서 불평거리를 기어코 찾아내었겠죠.

여고시절부터 그 기운은 움텄습카지노 입플. 야간 자율학습시간에공부 대신 책을 읽었습카지노 입플.'남부군'과 '태백산맥', 까뮈와 도스토예프스키,헤세를 읽으며 이미 시대를 넘나들고책의 묘미를 깨달았으니까요.




직장, 고국이라는 보호의 틀을 벗어나 타국에 정착하자 황량한 광야에 홀로 선 것 같았습카지노 입플.


그때 습관처럼 책을 집어들었고, 글을 썼고 여행을 떠났습카지노 입플. 처음에는 글쓰기였고, 이후에는 책쓰기였습카지노 입플. 책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과 수고가 필요한가 고민했죠.


더 나은 작품을 위해, 창의적 사유를 위해 책과 더 깊이 만났습카지노 입플.


책은 거인의 어깨였고, 그 어깨 위에서 안주가 아닌 거인보다 더 멀리 시선을 옮겨보기로 했습카지노 입플.뛰어나고 싶은 욕구와 나만의 허세마저도 동기부여가 되었습카지노 입플.


책 속에서 욕망을 찾았고,
책 속에서 누군가를 질투했습카지노 입플.


한국인인 제가 고향을 등지고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어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을까?

독일어는 모국어가 아니었고, 당시 삼십대 반의 제가 발이 부르트도록 달려도 독일어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습카지노 입플. 제 의식은 경계가 없는 다양성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게 되고, 저의 특수성을 활용하게 되었습카지노 입플.


가 그동안 만들어놓은 공간은 편견이라는 방이었습카지노 입플. '이방인' 그것도 아시아인이라는 주홍글씨를 스스로 매달고 위축되었습카지노 입플.


누가 달아주지 않는 나만의 결핍과 상대적 박탈의 현주소였죠. 이방인이라는 자조적 틀에서 해방이 되기 전까지 매일 내가 만든 감옥 안에, 단두대 위에 목을 올려놓았습카지노 입플.


아무도절 꺼내주지 않았고, 스스로 박차고 나온 것은 제 자신이었습카지노 입플.

책덕후가 된 것도 그러한 시점이었습카지노 입플.

사람은 누구나 기록의 욕구가 있습카지노 입플. 선사시대에는 벽화를 그렸고, 지금은 책이나 더 나아가 SNS에도 흔적을 남깁니다. 사람들은 기록의 욕구를 감출 수 없어 글을 씁니다.


독일에서 혁명이라고 불리는 일은 참 많습카지노 입플. 그중 가장 두드러진 일은 구텐베르그의 인쇄혁명입니다. 그를 통해 독일은 기록의 강국이 되었습카지노 입플. 쓰고 싶고 남기고 싶은 인간의 욕구나 열망이 조금씩 구체화되었죠. 하지만 여전히 책은 지성인의 영역이었습카지노 입플.

이제서야 책 집필의 장벽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용암처럼 들끓었던 흔적의 욕구가 표출됩카지노 입플.

그 상황에서누군가는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거죠.

그게 대필작가의 역할입니다.


인간의마음이세상 속으로 나오도록 돕는 일이 대필작가가 할 일이죠. 글 못 쓰는 사람이 많아야 저 같은 사람이 먹고 살죠. 그런데 요즘엔 다들 글을 잘 씁니다. 양가감정이 드는군요. 고무적이면서도 허탈한.


요즘들어자기계발서나 전문서적도 대필을 활용합카지노 입플. 저의 경우는 글쓰기가 힘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인터뷰해 집필합니다. 특정 직업군의 사람들이 대필작가의 힘을 빌려 지식을 공유합니다. 의뢰자의 시선은 대필작가의 필력과 협업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갑니다.


앞으로 AI가 글쓰기를 대신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는 시도는 자기의 영역이며 감성적인 자기만의 독창성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사람의 손이 아직도 유효함을 말하죠.


인공지능이 정보나 자료를 찾아줄 수는 있어도

완성도 있는 글은,

정신과 영혼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습카지노 입플.


그럼 대필은 언뜻 인간 AI인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인공지능에 플러스 감성까지 곁들인 글쓰기로 특화된 인지감성 AI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럼 대필작가는 어떠한 생각과 자세로 의뢰자를 만날까요?


, AI가 아닌 인간이기에 드리는 말씀입카지노 입플.

제 생각은 이렇습카지노 입플.


1. 의뢰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융통성을 갖춰야 합니다. 작가로서의 자존심 보다는 의뢰자의 요구에 맞춰 작성해야 합니다. 물론 남의 글을 쓰는 것보다 내 책을 쓰는 것이 쉽겠죠. 하지만 이왕 남의 글을 쓰는 상황이라면 철저하게 의뢰자의 입장에 서야 합니다.


2. 의뢰자의 생각을 진심으로 허리를 굽혀 경청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들어야 합니다. 먼저 의뢰자가 어떤 느낌의 글을 쓰고 싶은지 파악하려면 그의 생각과 가치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듣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저는 많은 인터뷰의 날들을 주로 듣는 것을 치중합니다. 사실과 다를 것 같다 하더라도 일단은 듣습카지노 입플. 물론 체크는 해놓습카지노 입플. 중간에 의뢰자의 말을 바로잡거나 끊지 않습카지노 입플.


3. 의뢰자의 생각을 잘 이해하는 문해력과 독해력이 있어야 합니다. 동문서답하거나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글의 분위기는 산으로 가겠지요. 의뢰자의 의도를 잘 간파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자기 생각대로 써서는 안됩니다.


4.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자기 책을 쓰는 작가는 자유롭지만, 대필작가는 구속된 자입니다. 의뢰자와 함께 하는 작업이기에 논의할 때도 그 일에 의무와 책임이 따르게 됩니다. 무엇보다 성실함은 가장 큰 덕목이지요.


5. 욕심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저작권은 완전히 대필 의뢰자의 몫입니다. 내가 아무리 잘 썼다 해도 그 것은 제 책이 아닙니다. 그저 저는 의뢰자의 책이 세상에 나오도록 돕는 조력자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주인공은 대필 의뢰자입니다. 그런 정체성이 확고할 때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본분을 다하게 됩니다


다시 강조하자면,경청과 공감의 바탕 위에 필력이 하모니를 이뤄야 합카지노 입플.


저는 의뢰자와의 인터뷰를 할 때 가까운 곳에 거주하면 직접 만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의뢰자의 눈빛과 목소리를 듣고 스스로 생각을 이끌어냅니다. 하지만 장거리인 경우는 주로 전화, 서면도 괜찮습카지노 입플. 물론 첫 미팅은 대면이고 중간에 한 번 정도는 시간을 내어 만나러 갑니다. 그때 미진한 부분을 질문하고 인간적인 교감을 쌓습카지노 입플. 대필작가는 상담자가 아니기에 객관적인 시선이 굳이 필요하지 않습카지노 입플.


의뢰자의 생각을 십분 들어주고 그의 생각이 글로 표현되도록 지극히 의뢰자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죠.


때론 의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습카지노 입플.그럼 손수건을 건네고 같이 울기도 합카지노 입플. 이때의 울음은 가식이 아닌, 진짜 공감하는 태도의 결과입카지노 입플.

인터뷰 전,사람을 알아가는 예열시간과 인터뷰깊숙한 경청, 이후 글쓰기의 섬세한 터치가 과정입카지노 입플. 그것을 돕는 밑바탕은 객관성과 정보력, 필력이라고 생각합카지노 입플.


글을 쓰다보면 저는 의뢰자에게빙의가 됩카지노 입플.

집에 와서도 그가 되어 글을 씁카지노 입플.


하지만 결국 마지막 남은 행위는 오롯이 내가 되는 일입카지노 입플.






P.s

다음호는 대필 의뢰자 에피소드를 다루고자 합니다. 쓸 게 많아서 무엇부터 쓸까 고민하다보니 머리가 복잡하네요.

아! 그래도 행복합카지노 입플. 정리의 시간이 되는군요.

오롯이 내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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