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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나 Apr 11. 2025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

부제 : 파이고우 포커의 재해석

수년 전,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란 책이 한 때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출시로 그동안 다른 파이고우 포커에게 맞추며 살아왔던 일명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파이고우 포커들은 본인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왜 다른 파이고우 포커에게 맞추며 힘들어해야 하는지, 그러지 않아도 됨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거다.




그 당시 나도 이 책을 읽었었는데 제목만 봤을 땐 쉽게 쓰인 자기 계발서인 줄 알았으나 내용은 심리학자인 아들러의 책이었다. 읽은 지가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나질 않아 다시 읽어 보았다.


다시 읽는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


인생은 선이 아니라 점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생은 이어진 '선'이 아니라 '점'이다. 스티브 잡스도 이런 말을 했다. 대학에서 전공과 상관없는 캘리그래피 강의를 들었고, 그 강의를 토대로 애플의 로고를 만들었다. IT와는 전혀 상관없는 학문을 융합해서 IT 파이고우 포커인 애플을 탄생시켰다.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학문이 만나 새로운 영역을 탄생시킨 것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평생 하리란 법은 없다. 현재의 일은 현재의 점이다. 다른 점과 만나 새로운 또 다른 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상황이 힘들고 벗어나고 싶을 때 오히려 그 일에 몰두해야 한다는 거다.


다니기 싫은 파이고우 포커를 다니며 내가 느낀 건 이거다. 20대 신입사원, 사회초년생 시절, 일이 적성에 맞지 않고 하기 싫다는 이유로 일을 회피하였다. 그 결과 나는 겉보기는 대기업 파이고우 포커원이었지만 알맹이는 없는 겉만 파이고우 포커원에 불과했다. 일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주어진 일은 대충 해냈으며 다른 직장인들처럼 파이고우 포커 내에서의 성공이 아닌 파이고우 포커 밖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다. 그 당시 그것이 가장 현실적인 안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어찌어찌 흘러 들어간 다른 부서에서 나와 좀 잘 맞는 일을 발견파이고우 포커. 어쩌다 보니 적성을 찾은 거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일을 하기 싫은 건 여전파이고우 포커.


이때 깨달은 점은 내가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도 어느 일부분에는 하기 싫은 일이 항상 포함된다는 점이다. "나의 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거예요." 모든 청년들이 꿈꾼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도 일이 되면 하기 싫은 부분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마저 감싸 안아야 나의 일이 되는 거다.


나 역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열심히 했지만, 하기 싫은 일들은 회피한 적도 많았다. 그리고 열심히 했지만 조직에서의 인정받지 못파이고우 포커. 그들이 인정하는 방식과 내가 노력하는 방식은 달랐다.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치이다 보니 정신은 피폐해졌고 그 와중에 첫째와 둘째가 생겨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두 번 다녀왔다.




이랬던 내가 정신을 집중하여 몰두한 4년은 바로, 둘째를 낳고 출산휴가를 쓰고 복직한 회사에서였다. 애를 둘 낳고 나면 파이고우 포커이 바뀐다고 했던가. 복직 첫날은 나에게 자유가 주어짐을 생각하며 설레기까지 했다. (아님 돈이 궁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회피하던 내가 아니라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싫어했던 회사에 도착해서 긍정적인 면들을 찾기 시작했고 주어진 일 역시도 경주마처럼,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깨듯, 해치웠다. 하나씩 하나씩 해치우면서 얻는 성취감이 꽤 있었고 그 성취감으로 남은 4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공은 생겼고 내면이 강해졌으며 조금 더 단단한 파이고우 포커이 되어갔다. 그 와중에도 당연히 하기 싫은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기 싫은 일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달리 했다.


예전에는 "아, 이 일 너무 하기 싫다. 미루고 하지 말아야지. 난 못할 것 같아. 어떻게든 피해야겠다" 였다면, 이번에는 "하기 싫은 거? 그럼 그걸 먼저 해내자. 그러고 나서하고 싶은 걸 하자. 이 세상에 못하는 일은 없어."로 마인드가 바뀌었다. 그 당시 읽었던 책 중,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서 고정 마인드셋과 성장 마인드셋의 차이를 알고 읽자마자 성장 마인드셋의 선택을 하기도 파이고우 포커. 그건 당연히 나에게 성장을 가져다준 건 물론이다. (나중에 자세히 쓰겠다.)



두려움과 불안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는 건 정말 두렵다. 하지만 아주 작은 걸음이라도 본인에게 맞는 한걸음만 디뎌보자. 한걸음이 어렵다면, 반 걸음이라도 디뎌 보자. 그것도 어렵다면 한 발가락 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보자.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다.





예전에는 나 자신을 미워했고 나 자신에 대해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가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 단단해진 나에게는 다른 파이고우 포커들에게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가 필요하다.


어렵게 적응한 회사에서 다시 육아휴직을 시도할 파이고우 포커이다. 그것도 작년에 진급을 했는데 바로 육아휴직을 할 파이고우 포커. 사실, 회사에 있는 제도를 쓰는 게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 하겠지만 조직이란 곳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치적이다. 파이고우 포커 사는 곳이므로 공적이지만 매우 '사적'이기도 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첫째, 둘째 육아휴직을 했을 때 나는 이미 윗파이고우 포커에게 안 좋은 낙인이 찍혔던 걸로 생각이 된다. 그 사유로 진급을 두 번이나 누락했고, 팀 내에도 피해를 주었다는 이유로 고과도 안 좋게 받았다. 요즘에도 그런 회사가, 그런 파이고우 포커이 존재하나요?라고 물으면 존재한다고 말해준다. 나도 떳떳한 내 권리라 생각했지만 위에서 보는 눈들은 다르다. 이렇게 낙인이 찍혔던 파이고우 포커인데 그래도 열심히 했고 회복하려 노력했으니 올해는 진급을 시켜줬다. 그랬는데 이번에 또 육아휴직을 간다고 한다. 쓰고 나니 정말 배신자 소리 들을만한 거 같긴 하다.


하지만, 나에겐 나의 아이들이 있다.아이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시기를 파이고우 포커에 올인하느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 파이고우 포커에서 돈 버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지금 이 시기는 평생 한번뿐이다.진급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리느라, 아이들과 눈 맞춤 한번, 대화 한번 할 시간에 오로지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일만 했고 아이들은 TV와 숙제로 내몰았다. 겉보기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무엇보다 인간적인 '정서'가 부족한 가정이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엄마는 '일을 열심히 하는 파이고우 포커'이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컴퓨터 앞에 앉아 주로 일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으니까. 퇴근 후 집에 와서도 회사 전화를 받으며 "네 책임님. 그렇게 해주세요."를 하도 많이 해서 애들이 "네~ 책임님." 하며 역할놀이를 할 정도였으니까.


이제는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더 많이 눈에 담고, 더 많이 정서적 교류를 해내고 싶다. 나도 정서적 교류가 부족한 엄마지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 내고 싶다.


그래서 다시 한번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를 내 본다.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준단 말인가?"

- '미움받을 파이고우 포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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