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선가게 May 15. 2025

메이저카지노

OFF COURSE

“아, 언제? 한두 번도 아니고…….”

메이저카지노과 교신이 끝나자 에릭이 혼자 볼멘소리를 했다.

“잡음 때문에 들리지도 않고 소리도 약하고, 토성까지 문제없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걱정되기는 제라드도 마찬가지였다.

메이저카지노선은 항로를 따라 움직이는데 넓은 메이저카지노에서 통신이 제 역할을 못 하면 눈 감고 걸어가는 것과 다름없다. 캄캄한 메이저카지노는 이정표도 없고 화살표도 없다. 끝없는 어두움만 한없이 펼쳐져 있고 의지하는 것은 컴퓨터가 계산해 놓은 항로밖에 없다.

만약 잘못된다면…….

그런 것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데 입이 보살이라고 그런 메이저카지노 일어나고야 말았다.

“가이아 응답하라, 메이저카지노이다.”

“메이저카지노, 가이아다.”

메이저카지노에서 다급하게 가이아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메이저카지노를 벗어나고 있다.”

대원들은 일순간 모두 동작을 멈췄다.

“어…? 계기판에는 이상이 없는데….”

에릭이 계기판을 살피며 말했다.

“좌표 확인 바란다.”

“좌표, 375.129 N. 368.256 E.”

“라저, 다시 연락하겠다.”

교신이 끊겼다.

에릭이 계기판을 다시 살폈다.

“메이저카지노는 이상 없는데… 좌표 375.129 N. 368.256 E…….”

그때였다.

계기판에 ‘메이저카지노(OFF COURSE)’이라는 글자가 떴다.

“어? 이거 왜 이래?”

에릭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운항제어컴퓨터(FMGC)가 메이저카지노를 벗어났다고 알린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메이저카지노와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계기판들도 모두 엉망이었다.

“이럴 수가?”

에릭이 메이저카지노을 불렀다.

“메이저카지노, 가이아다.”

잠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목소리가 들렸다.

“메이저카지노이다.”

“방금 ‘메이저카지노’ 표시가 떴다.”

“라저.”

메이저카지노에서는 아무 말 없이 교신을 끊어버렸다.

침묵이 흘렀다. 무슨 메이저카지노지……?

대원들 모두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때 그 심정은?

메이저카지노선이 길을 잃고 메이저카지노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제라드는 바다에 낚시 갔다가 엔진이 고장 나는 바람에 표류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망망대해에서 선체에 파도가 철썩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구조되기만을 기다렸다. 마침 지나가던 배가 발견하고는 연락을 해서 해안 경비정이 와서 구해줬지만, 구조될 때까지 고개를 들고 초조하게 주위를 살펴야만 했다. 메이저카지노는 그보다 몇 십배, 몇 천배 더하다.

잠시 후 다시 메이저카지노과 교신이 이어졌다.

“메이저카지노이다.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항로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확인했다.”

“라저. 어떻게 하면 되는가?”

“입력경로를 삭제하고 컴퓨터를 재부팅할 계획이다.”

“그래도 이상 없겠는가?”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하도록 파일을 보내겠다.”

“라저.”

주 컴퓨터 2대와 백업 컴퓨터까지 모두 먹통이라니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컴퓨터를 리셋하고 경로를 다시 프로그래밍한다는데,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위험한 일이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별자리로 위치를 확인하는 메이저카지노 계산법을 익혔지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 걱정인 것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이었다.

“지구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겠죠?”

비치가 눈을 끔뻑이면서 제라드에게 물었다.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너무 신경 쓰지 말게 잘 될 거야.”

제라드는 그러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장으로서 지금 대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그들을 안심시키는 일이었다. 물론 돌아간다고 해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결정 또한 가이아가 아니라 메이저카지노이었다.


이런 문제는 탐사계획 전체와 관련이 있어서 자칫하다가는 탐사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일이었다. 연방 예산위원회 사람들은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예산을 줄이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지 메이저카지노 탐사라는 큰 꿈을 꾸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생기면 탐사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탐사계획 자체를 폐기하려고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다. 아직 인류는 가야 할 곳이 많은데도 말이다.

그들이 메이저카지노선을 타고 메이저카지노로 나와서 지구를 한 번이라도 봤으면 그러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싸우고 다투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카지노에서 보는 지구는 조용하고 평온했다. 파란 작은 공은 하얀 구름을 두르고 조용히 메이저카지노 한가운데 떠 있었다. 마치 아무 일이 없는 것처럼…….

“메이저카지노이다, 곧 재부팅하기 바란다.”

“라저.”

에릭은 다시 컴퓨터를 끄고 재부팅을 시작했다.

제라드와 대원들은 침묵한 채로 에릭이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윙- 소리와 함께 계기판의 불들이 모두 꺼지면서 컴퓨터가 다운되었다.

메이저카지노선 안에는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