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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거북맘 Mar 05. 2025

산타카지노에 대하여

이 글은 지난글(참고)을 수정한 내용이라 초반부 내용이 일부 겹칠 수 있습니다. 한 글 안에 여러 내용이 담겨있어 한가지 내용만(산타카지노에 대해) 다시 써보았습니다. 완벽한 글이 아니라 습작노트라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텔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산타카지노 나의 딸.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것은, 나의 좋은 점과 나쁜 점, 강점과 약점 모두를 인정산타카지노거라고 지난 편지에서 말했었지? 부족한 나, 못난 나를 부정하고 거부산타카지노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수용산타카지노 것, 즉 ‘놓아버리는’ 순간이 바로 진정한 성장과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야.


네가 또래보다 발달이 느리다는 것을 알고 수많은 시간동안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는 가운데 엄마가 마주한 현실은 너의 발달장애 진단이었어. 의사선생님이 자폐스펙트럼 혹은 지적장애 등의 발달장애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이 필요하단다. ADOS(주1)를 비롯한 자폐스펙트럼 검사도구와 웩슬러 지능검사(주2)와 같은 검사도구의 점수가 바로 그 기준이지.


그러한 ‘점수’를 바탕으로 너는 사회로부터 발달장애라고 ‘라벨(label)’이 붙여졌어. 그리고 사람들은 흔히들 말하지. 발달장애를 가진 채 세상을 ‘정상적으로’ 살아가는건 불가능하다고. 그 한조각 검사 결과지에 적힌 숫자와 진단명 안에 너의 가능성을 가두고 ‘한계’를 그어버리는거야. 엄마가 만난 대부분의 의사와 치료사들은 그렇게 말했어.


그런데 스텔라, 여기서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볼까?

그 기준은 누가 만드는것일까?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기준, 그런것이 정말로 있는지, 혹시 있다면 그건 누가 만드는거지?


엄마는 오늘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산타카지노(labeling)’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해.


산타카지노


사람들은 산타카지노 붙이기를 참 좋아해.

남자와 여자, 보수와 진보, 부자와 서민 등의 기본적인 사회적 산타카지노뿐 아니라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ADHD니 우울증이니 경계선지능이니 하는 등의 라벨을 붙이고 분류하지.


그뿐인 줄 아니? 요즘엔 캥거루족(주3), 니트족(주4), 프리터족(주5) 등 경제적, 생활방식에 따라서 새로운 사회적 산타카지노도 많이 생겨나고있어. 또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아싸(아웃사이더)와 인싸(인사이더)와 같이 사회적 관계에 따른 산타카지노도 존재하지.


또는 사람의 성격을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구분짓는 산타카지노도 있지. 엄마는 어릴적 ‘내성적’이라고 나를 산타카지노하는 주변 어른들의 말 때문에 ‘나는 내성적인 아이야’라고 스스로를 규정지었어. 그리고 그 라벨에 맞추어 정말 내성적인 아이가 되었고 ‘내성적인것은 안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채 오랫동안 살았어.


하지만 분명 한 개인의 성격에는 내향성만 있는것도 아니고 외향성만 있는것도 아니거든. 때에 따라서는 내향성이, 어떨때는 외향성이 더 드러날 수 있는건데 한순간에 ‘내성적인 아이’로 산타카지노 당한 경험이 엄마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제한해 버린거야.


이렇게 산타카지노을 붙이는 행위는 우리가 세상과 사람들을 좀더 쉽게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산타카지노로 인해서 개인의 잠재력에 대해 한계를 긋거나 편견이 강화될 수도 있어.


우리는 우리가 사용산타카지노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 사고할 수 없다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언어는 그 자체로 큰 힘이 있어서 우리의 사고와 세계관을 형성산타카지노데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


여러가지 개인적, 사회적 이유들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캥거루족이니 니트족이니 하는 산타카지노을 붙이게 되면 그들은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자기계발을 하려는 의지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야.



사회학자 하워드 베커는 이렇게 사회가 개인이나 집단에게 ‘문제적’이라는 라벨(낙인)을 붙이면 그 라벨이 실제로 그들의 정체성과 행동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산타카지노 이론을 주장했어(주6). 예를 들면, 어쩌다가 한번의 잘못으로 ‘비행 청소년’이라는 라벨을 받은 아이는 그 라벨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점점 더 범죄 행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거야.


이렇게 우리 사회는 너무나 쉽게 수많은 산타카지노을 쏟아내고, 이는 알게모르게 우리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거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장애’라는 라벨링에 대해 생각해보자.

장애란 무엇일까? 또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또 그 기준은 과연 누가 만든것일까?


장애란 어떤 사물의 진행을 가로막아 거치적거리게 하거나 충분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것, 또는 그러한 일을 말해. 또는 신체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야(주7).

즉, 어떤 일을 충분히 할만큼 기능이 부족하거나 가로막고 있는 것을 말산타카지노거지.


그럼 이 기능이 부족하다는 것, 어떤 일의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비단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해당산타카지노 이야기일까? 아니야, 우리는 누구나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저마다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고, 누구나 잘 못산타카지노 것, 기능이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


엄마는 요리를 잘 못해서 어떤 음식을 할 때면 매번 레시피를 찾아보고 그대로 따라서 해야해. 그렇게 해도 음식 맛이 잘 안나서 요리 산타카지노데 별로 흥미가 없고 의욕도 없어. 엄마는 요리를 산타카지노 ‘기능’이 부족해. 또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기능이 부족해.


누군가는 운동을 산타카지노 기능이 부족하고 또 누군가는 글을 읽고 쓰는 기능이 부족해.

어떤 사람은 주변을 깨끗하고 정리하고 청소산타카지노 기능이 부족하지.

또 어떤 사람은 친구를 사귀거나 숫자를 암기산타카지노 일, 아니면 깊이있게 사고산타카지노 일 등에 기능이 부족하기도 해.


또 엄마는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적 기술이 부족해서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는 쪽이 더 편해. 그래서 네가 ‘사회성’의 결핍을 가장 큰 특징으로 산타카지노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때, 엄마는 ‘그럼 나도 자폐인가?’산타카지노 의문이 들었지.


자폐와 자폐가 아닌 것을 가르는 기준조차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누군가 다른 사람들이 ‘협의’를 통해 만들어놓은 것 뿐이라는거야. 실제로 똑같은 너를 두고 어떤 의사는 자폐가 맞다고 했고, 또 다른 의사는 자폐가 아니라고 했거든.



어떤 것에 대한 ‘기준’은 언제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야. 사회와 문화에 따라 달라지고, 또 역사적으로 늘 변화해왔지. 과거에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을 ‘비정상’ 혹은 문제 있는 사람이라 여기는 시선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약해졌어. 결혼을 하든 안하든, 또는 아이를 낳든 안낳든 그건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거야.


또 전통적으로 결혼은 남녀간에 이루어지는 제도로 생각했지만 근래들어 어떤 나라들은 동성끼리의 결혼을 합법이라고 정해놓기도 했거든. 자녀의 나이가 차서 성인이 되면 독립해서 스스로 돈을 버는게 자연스러운 섭리라고 여겨졌지만, 최근엔 여러가지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로 인해 계속해서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살아가는 청년들도 많아졌지.


이렇게 사회는 변화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도, 기준도 변하기 마련이야.

장애와 비장애를 가르는 기준도 마찬가지지. 아까 언급했듯 자폐를 가르는 의학적 기준도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어. 지적장애를 가르는 ‘웩슬러검사 아이큐 70점 미만’이라는 기준도 1950년대에 미국의 한 협회에 의해 정의된 것 뿐이야. 그건 절대적인것도, 반드시 따라야하는 법 같은것도 아니야. 그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진단하고 돕기 위한 도구일 뿐인거야.




이렇게 기준이라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고 누군가 다른 사람들이 사회적, 역사적 상황에 따라 임의로 정해놓은 것이라면, 우리가 그러한 기준에 따라 자신의 ‘한계’를 결정지어버릴 이유가 전혀 없다는거야. 그 역시 각자에게 붙은 수많은 라벨링 중 하나일 뿐이니까.


중요한 것은, 외부의 기준 말고 네 안에 기준이 있느냐 하는거야.


사회가, 다른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 말고 네가 정의한 너만의 기준이 네 안에 있느냐.

남들이 너를 보는 시선 말고, 네가 너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오직 그것만이 너를 평가하고, 네 한계를 결정지을 수 있는거야.



한계란 사물이나 능력,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해(주8).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이 개를 대상으로 했던 실험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는 경험을 반복했던 개들은 장애물을 뛰어넘으면 피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에서조차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어. 마틴 셀리그만은 이것을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면서 인간 역시 반복된 실패를 경험하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했지(주9).


이 실험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거야. 처음에 경험한 실패와 실수들로 인해, 또는 나에게 붙은 산타카지노로 인해 내가 나의 한계를 그어버리고 더이상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거야.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나를 가로막는 장애라는 것은 기능이 부족함을 뜻하는것일 뿐, 아예 없는건 아니거든. 부족하다는건 바꿔말하면 그만큼 채울 공간이 있다는 뜻이야. 그러니 한계를 설정하는 대신, 그 비어있는 공간을 채워나가는데 집중해보는거야.


이 세상은 우리에게 수많은 산타카지노들을 붙이고 우리의 잠재력을 저울질하면서 한계를 받아들이라고 속삭이고있어.

하지만 기억하렴, 스텔라.


다른 누군가가 만든 기준을 네 기준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

너의 한계를 결정산타카지노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너 자신이라는 것.

장애라는 것은 누구나 가진 부족함 중의 한 측면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부족하다는 것은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는 것.


다음 편지에서는 그 부족함을 채움으로 뒤바꾼 여러 멋진 사람들에 대해 말해줄게.



주1: Autism Diagnostic Observation Schedule.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표준화된 행동 관찰 도구

주2: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능검사

주3: 경제적, 정신적으로 자립심이 부족하여 부모에게 의존하려는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

주4: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도 아니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근로 의욕없는 청년 무직자를 가리키는 말

주5: 특정한 직업 없이 돈이 필요할 때마다 임시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

주6: 하워드 베커, 아웃사이더

주7: 네이버 사전

주8: 네이버 국어사전

주9: Seligman, M. E. P. (1972). Learned Helplessness. Annual Review of Medicine, 23, 40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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