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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강작가 Mar 02. 2025

글이, 꽃이, 음악이 카드카운팅이다

포르투갈 카네이션 카드카운팅과 베를린 장벽

22023년, 그가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독일 뉴스 한토막카드카운팅 읽었다.


내가 사는 베를린카드카운팅 자유대 철학과 교수였던 페터 비에리. 그는 소설을 쓸 때 필명인 파스칼 메르시어를 사용했다.


그의 책을 잡은 건 그때다. 한글 종이책으로 읽고 싶은 충동을 재우다, 마침 한국에서 지인이 그의 책 <리스본의 야간열차를 보내온 터다. 그가 하늘로 떠날 것을 예견했는지, 책은 상공을 날아 나에게 도착했다. 아마도 대서양 바다 위 어디메쯤 그와 만났을지도 모른다. 베를린에 사는 한국인 누군가에게 전달될 자신의 책을 향해 등을 두드리며 흘려보냈을 것이다.

책 도착시간이 절묘했다.


그의 책은 사유와 통찰을 갈망하는 중장년층 독일인들의 취향을 그대로 저격했다.

200만 독자가 그의 책을 반겼고, 독일 유수매체가 일제히 홍보에 나섰다. 책의 주인공이 중장년인 것도 한 몫 한다.하지만 그보다 핵심은,질주하던 삶을 사는 이들에게 지금 '워워'하며 고삐를 놓게 한다. 게다가 리스본의 카드카운팅정권을 조심스럽게 들추며 시민의 양심과 정의를 저울질한다는 것. 정치적, 철학적, 심리적 사유가 충돌하지 않고 손을 맞잡는다.

나는 그의 책을 찬찬히 읽으며 작가의 고뇌를 공감했다. 작가의 문장을 읽다보면 '그렇지'하며 끄덕이게 된다.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은
종종 놀라울 정도로 사소하다.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삶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일은 조용히 일어난다. 그리고 이 멋진 고요함 속에 특별한 고귀함이 있다. '


주인공 그레고리우스의 리스본행도, 책 속의 주인공 프라두의 카드카운팅에 대한 저항운동의 투신도 그렇게 조용히 일어났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멜랑꼴리하면서도 묘한 힘을 발휘한다.



카드카운팅


베를린 장벽 붕괴 예를 들어보자.


통일의 시발점이 된 장벽 붕괴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라이프치히 촛불기도회와 반전운동, 소련 공산주의 개혁 등.

하지만 그보다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사건이 있다. 바로 동독의 여행자유화 관련 기자회견장카드카운팅다.


막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동독 서기장 비서 귄터 샤보프스키에게 이탈리아 기자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언제부터 국경 개방이 시작되느냐?"


귄터는 크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단순히 국경 개방에 대한 질문이라 생각했다.


"sofort, unverzüglich"

(즉시, 신속하게)


기자는 이를 베를린 장벽 즉시 철거로 오해해 기사를 썼다. 보도가 나가자 베를린 카드카운팅들이 요동쳤다.먼저 서독 사람들이 버선발로 뛰쳐나갔고, 이어 동독인들이 장벽 앞으로 전진했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자 당국카드카운팅도 어찌할 수 없었고, 결국 장벽의 둑은 터졌다.


한 개인의 의도없이 뱉은 단순한 언어와 생각없이 오해해서 쓴 기사가 역사의 획을 긋는 사건을 만들었다. 나중에 귄터는 말의 실수에 대한 후회와 책임감 때문에 시달렸고, 2015년 세상을 떴다고 한다. 이렇듯 이처럼 사소하게 보이는 것들이 삶을 바꾸는 모태가 된다,


<리스본의 야간열차에서 또하나의 책이 등장한다. 바로 프라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프라두는 유능한 의사였지만, 나중에 포르투갈 카드카운팅정치에 저항한 인물이 된다.


삶의 전환은 단순했다. 그는 자신의 병원 문 앞카드카운팅 죽어가는 악랄한 비밀경찰을 치료해 살려주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시민들의 반발은 프라두의 양심을 건들인다. 살려준 비밀경찰은 나중에 더 비열하게 시민들을 잡아들인다. 사회 정의와 의사로서의 소명 사이카드카운팅 갈등하던 프라두는 결국 마음의 빚을 갚고자 저항운동에 투신한다. 이유야 불문하고 그는 시대적 양심에 귀를 기울인것이다.


인간 의식이 주도하는 흐름의 전환은 거창함이 아니다.어떤 전환점은 우연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이념의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양심의 기준카드카운팅 단순히 해야 할 일을 할 때도 있다.


독일의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책을 보자.

아이히만은 히틀러 치하카드카운팅 유대인을 찾아내 처단한 대학살의 주범이다. 그는 나치 정권이 무너진 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해 살았다. 결국 이스라엘 모사드에 의해 발견되어 1962년 교수형에 처해진다. 그는 이스라엘 법정카드카운팅 '나는 단지 히틀러 정권카드카운팅 일하는 공무원이다. 그저 시키는 것을 한 것뿐이다.'라고 응수했다.


한나 아렌트는 이를 두고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말로, 사유하지 않는 것이 죄라는 논조를 이어나갔다.


아이히만의 발언은 어떤 잣대로 보나, 유대인 학살이라는 반인륜적인 행태에 대해 단지 시킨 일을 했을 뿐이라는 수동적 회피로 책임을 물타기한 사례이다.


뭐, 어쩌면 그의 말대로 내면카드카운팅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양심보다는 공무 수행에 무게를 두었을 수도 있다. 그저 열심히 일한 죄뿐인데, 결국 나치가 패망하자 오롯이 책임을 떠안게 되었다는 식이다.


많은 독일인들은 나치가 그토록 많은 유대인들을 살상했다는 것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들이 있다. 자신은 유대인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궁색한 도피처를 찾는다. 하지만 사회적 양심에 적극적으로 '아니오'라고 하지 않는 것 또한 범죄라는 것을 한나 아렌트는 역설적으로 밝힌다.


사실 우리 삶에있어서도타인이나 나와 상관 없는 것에방관자로 남아 있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우주에 있는 한 우리는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지난해 12월 3일 우리는 계엄령 사태를 경험했다. 무엇이 정의이고, 카드카운팅인지...가짜뉴스에 현혹된 이들은 또 얼마나 휘말리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진정한 정의는 잘 모르지만 양심은 안다.


나는 그때 군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던 이들, 시민들 앞에 죄송하다고 머리를 조아린 젊은 군인의 기사를 본 적 있다. 그들은 아닌 것에 대해 '아니오' 라고 한 이들이다. 그들의 기사를 접하면서 마음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난다.

명령의 복종보다 더 큰 상위개념은 카드카운팅의 잣대다.
카드카운팅

포르투갈은 우리처럼 카드카운팅의 시간을 보냈다.1932년 총리 자리에 오른 살리자르는 새로운 체제로 카드카운팅정치를 시작했다. 헌법 제정을 통해 1933년 제2공화국이 건설되었다.


같은 해 독일카드카운팅 히틀러가 총통으로 선출되면서 쳔년왕국의 망상이 시작된 것처럼.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안위를 위해 국가와 시민을 희생시켰다.


히틀러는 유태인을, 살리자르는 식민지 제국 망상을 지속시켰다. 파시스트적 정권은 더욱 카드카운팅들을 올가맸다. 비밀경찰과 검열제도를 만들어 카드카운팅을 통제했다. 민중은 숨죽이며 민주주의를 열망했지만 쉬이 도래하지 않았다. 37년을 통치한 카드카운팅자는 69년 뇌출혈로 쓰러졌다. 뒤를 이은 카에타누 역시 카드카운팅정치와 식민지 탄압정책을 고수했다.


하지만 카드카운팅들의 내면에 양심과 정의의 씨앗이 같은 수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고립과 재정부담으로,내부적으로 반전여론이 들끓면서 카드카운팅정권에 대한 반발은 거세졌다.


그날은 1974년 4월 25일!.


정의를 생각하는 군인들이 일어섰다.

전날 밤 10시 55분에 라디오카드카운팅 노래가 흘러나왔다. '파울루 드 카르발류'의 〈그리고 작별 뒤에는〉. 이 음악은 군인들간 첫 번째 신호였다. 포르투갈의 젊은 장교들이 움직였다. 자정이 지난 후 '제카 아폰'수의 노래, 공산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된 〈그란돌라, 황갈색 마을〉이 울려퍼졌다.두 번째 신호였다.


장교들은 사병들을 연병장에 집합시켰다.40년을 카드카운팅에 숨죽이며 지내오던 시민들과 군이 함께였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행진은 결국 카드카운팅를 무너뜨렸다.


카드카운팅
이 사건은 일명 '카네이션 카드카운팅'이라 불리는데 군인들에게 시민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면서 생긴 말이다.
이에 군인들은 총구에 카네이션을 꽂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카드카운팅는 거대 폭력이 아닌, 노래로 시작해 꽃으로 끝났다.고요했지만 장엄했고, 빛났다. 거창한 이데올로기나 정의감이라기 보다는 자유를 열망하는 개개인의 소소한 바람이 타인의 심장과 맞닿은 것이다. 심장은 흔들리는 촛불처럼 떨렸지만 대항하는 바람을 이겨냈다. 지금의 포르투갈의 사회구조는 소소한 사회적 양심의 결과물이다.




우리나라에 함석헌 선생을 기억한다. 촌철살인의 문필가이자, 그러기에 엄청난 탄압을 받았던 분이다. 항일, 반카드카운팅에 앞장선 그는 자신을 바보새라 부를 정도로 소탈하고 진솔했다.

그의 시 <삶은 아름답고 거룩한 것을 읽어보면 선생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삶은 아름답고 거룩한 것


<맹꽁이의 카드카운팅 너 못 들었구나.

구더기의 춤 너 못 보았구나.

살무사와 악수 너 못해보았구나

파리에게는 똥이 향기롭고

박테리아에게는 햇빛이 무서운 거다.

도둑놈의 도둑질처럼 참 행동이 어디 있느냐?

거짓말쟁이의 거짓말처럼 속임 없는 말이 어디

느냐?

거지의 빌어먹음처럼 점잖은 것이 어디 있느냐?

그것은 정치가의 정의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고,

군인의 애국보다 한층 더 믿을 만한 것이고

종교가의 설교보다 비길 수 없이 거룩한 것이다.



가장 작은 것이 승리한다.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카드카운팅,펄롱의 주변인인 '네드'라는 인물이, 그리고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에 나오는 핍을 아껴준 비디 같은 인물이 작지만 큰 자화상이다.

가까이에 있지만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인생카드카운팅 고요하게 삶을 적시는 것들!

한 사회를 움직이는 건 거대한 힘이 아니다. 카드카운팅, 노래가, 꽃이 심장을 움직인다.


가장 연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것. 그것은 작은 자, 내 안에 있다.



P.s

쓰다보니 길어졌어요.

리스본 여행기를 쓴다 해놓구선 삼천포로 빠졌다면 다음 호를 기대해주세요. ^^

행복한 일요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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