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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선가게 May 11. 2025

스카이돌직구벳

"우리 돌직구벳 내용을 듣고 있단 말이야."

토미리는 브리핑룸을 나오자마자 로비에 있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중국 기자가 통신 이상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

토미리가 메기에게 물었다.

“글쎄요? 중국도 우리 통신 사정을 알고 있을 거예요.”

로비에는 드문드문 직원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모르는 체하지만 중국도 우리 교신을 다 듣고 있을 거예요.”

메기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중국에 있는 ‘스카이돌직구벳(하늘의 눈, 天眼)’아시죠?”

“중국 구이저우성에 있는 지름 500m 전파망원경(FAST) 말이야?”

“예, 맞아요.”

메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왜?”

토미리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거기서 우리가 돌직구벳선과 교신 장애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 같아요.”

“우리 돌직구벳을 듣고 있다는 말이야?”

메기는 대답 대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중국이 만약 그런 사실을 언론에 알리면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죠.”

“계획이라면 헬리오스 프로그램 말인가?”

“헬리오스도 그렇고 새턴까지요.”

“새턴까지?”

은하계의 이상 전파를 감지하고 외계 생명체를 찾는 일을 위해 만들어진 최고의 전파망원경이 NASA의 통신 이상을 모를 리가 없다. 중국과 스페인도 우리와 같이 심돌직구벳교신망(DSN, Deep Space Network)에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메기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국립전파천문대(NRAO)에서 알려줬어요. 그 망원경으로 돌직구벳 내용도 들을 수 있는데, 우리 쪽 돌직구벳 내용이 거기에 다 잡힌 데요, 꼭 일부러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요.”

“그래서 그렇게 물어봤군, 기자들이 알면 난리 나잖아?”

아나나다를까 브리핑룸 문이 열리고 기자들이 우르르 걸어 나오는데 꼭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들처럼 보였다.

“돌직구벳는 어때?”

토미리가 갑자기 뜬금없이 물었다.

“돌직구벳가 왜요? 돌직구벳와는 잘 협력하고 있잖아요?”

“뉴스를 보니 러시아 대통령이 연방 돌직구벳국(로스코스모스) 대표로 자기 심복을 앉혔다고 해서 말이야?”

“그건 괜찮을 거예요. 저도 뉴스를 봤는데 그 사람이 돌직구벳개발에 대해서는 미국과 경쟁이 아니라 협력할 건 협력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마냥 좋게만 생각할 수는 없잖아.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돌직구벳정거장을 짓겠다고 하는데?”

토미리는 최근 러시아 측 돌직구벳 책임자 이반 알렉세이가 한 말이 귀에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그는 대통령 측근으로서 국방부 차관보를 역임한 군사전략 무기 전문가로 국방과 돌직구벳 분야를 담당하는 부총리로 있었다.

“그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돌직구벳정거장이 오래되다 보니 그런 말 하지 않겠어요?”

실제로 지구 궤도에 있는 돌직구벳정거장은 발사된 지 25년째인데 설계수명 20년을 훨씬 넘었다.

돌직구벳정거장 노후화 문제는 여기저기서 발생했는데, 러시아 쪽 통신시스템 모듈에 있는 탄소 배출기가 몇 시간 동안 작동을 멈추기도 했는데 당시 ISS에는 돌직구벳인 7명이 체류하고 있던 상황이라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ISS가 오래된 만큼 공기정화장치 시스템도 노후화되면서 공기 질도 문제가 되었는데 점검 결과 ISS에 상주하는 돌직구벳인들의 수가 예상외로 많아지면서 노후화를 앞당겼고 에어록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진단이었다.

아폴로 13호가 경험했던 이산화탄소 제거기 문제가 생각났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여러 가지 비상 상황이 잦고, 선체에도 미세한 균열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신문에는 알렉세이가 인터뷰한 기사가 났는데, 러시아가 독자적인 돌직구벳정거장 건설 계획을 진지하게 생각 중이며, 이미 2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돌직구벳정거장의 구체적인 모양과 내용, 핵심 모듈의 발사체에 대한 것은 이미 검토를 마쳤고 대부분 결정되었다고 했다.

메기 말대로 알렉세이는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돌직구벳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게 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말하기를 “앞으로 몇 년 후 ISS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고 러시아가 돌직구벳에서 자체적으로 각종 실험과 탐사를 자유롭게 하려고 독자적인 돌직구벳정거장이 필요하다”하였다.

NASA와 로스코스모스.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는 처음에 ISS를 만드는 일에 같이하였다. 러시아는 첫 모듈인 잘야(Zarya)를 로켓에 실어 저궤도로 보냈고, 미국은 유니티(Unity) 모듈을 돌직구벳왕복선에 실어 발사했고, 이 모듈을 중심으로 ISS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가이아호에는 북극곰 같은 러시아 돌직구벳인 니콜라이가 같이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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