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리셋9
모든 일을 그대로 좀 되어가게 놓아두자.
벼룩과 두더지를 보살펴 주는 자연의 질서는 벼룩이나 두더지 같이 자연이 자기들을 지배하는 대로 두는 참을성을 가진 인간들도 역시 보살펴 준다. 우리는 아무리 이러저러하며 고함을 질러봐도 목이나 쉴 뿐이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기는 못한다. 그것은 숭고하고 무자비한 질서다.
우리가 공포를 품고 절망하면 대자연에게 짜증을 내기해서 우리를 도와주도록 청해오기는 커녕 우리의 구원을 지연시키게 한다. 그는 건강뿐 아니라 병에도 제가 갈 길을 가게 할 의무를 진다. 그는 한편의 정이 쏠려 마음을 타락시키고 다른 편의 권익을 해하는 일은 하지 않을 비타임 토토다. 그러다가는 질서가 무질서에 빠진다.
순종하자 맹세코 순종하자!대자연은 순종하는 자들을 인도한다.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자연이 그들의 광증과 의학을 두루 뭉쳐서 잡아 끌어간다. 그들의 골통을 훑어낼 설사제를. 그들의 뱃속을 훑어 내는데 쓰는 것보다는 나을 비타임 토토다(주).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다. 내 뱃속을 훑어내는 것보다 내 머리통에 들어있는 오물을 쓸어내는 비타임 토토가 훨씬 더 필요하고 낫다는 몽테뉴의 말에 박장대소를 보내면서도 어찌 그리 수긍이 가든지...대자연의 법칙에, 그저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보는 것에 순종하라고 나에게 다짐을 받으려는 몽테뉴의 호흡이 느껴지는 듯해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아주 오래 멈췄었다.
왜 나는 나를 이리 저리 뒤집고 어지르고 그러다 정신차리려 또 애쓰고... 왜 그러는지... 그냥 가만히 냅두면 알아서 제자리로 갈 것인데 왜 나를 이리도 괴롭히는지.... 세상은 그저 자연의 흐름대로 갈 길 가는데, 세상 속의 모든 일들도 그저 그렇게 갈길 가는데 내가 뭐라고 자꾸 이건 이래야 하고 저건 저래야 하고 여긴 이렇게 저긴 저렇게 나는 이러니 너도 이래야 한다고 자꾸만 재단, 재건, 재촉을 하는지... 난잡하고 어지럽기그지없는 정신을 정신차리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비타임 토토 설사제를 쓰는 것이라면 양껏 주입시켜 쫙 빼내고 싶었다.
지금까지 마인드를 리셋1~8편까지의 그 지진한 과정을 거치면서 몽테뉴의 비타임 토토 설사제를 접하는 순간. 어찌나 허무하든지...그런데 비타임 토토을 훓어내 줄 설사제는 도대체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잠? 여행? 게임? 술? 뭐 하나도 구미에 당기는 게 없다. 잠은 4~5시간만 자면 누워있는 게 고역이고 여행? 이건 정말 내키지 않고 게임은 테트리스와 보글보글말고는 해본 적도 없으며 술은 일단 마시고 어지러운 게 싫어 딱 정해진만큼만 마시면몸이 거부한다.
이를 찾는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래도 찾고 싶었는데 결국 내 비타임 토토 설사제는 특별하지도 않은 가까이 있는 책.이었다. 누구한테 된통 뒤통수 한 대를 세게 맞는다고 오물이 줄줄 흘러내릴 것이 아니기에 일단 책에 매달려 봤다.(혹시 획기적인 무언가를 아는 분이 계시면 꼭 연락주십시오)
벤자민 프랭클린을 비타임 토토 내게 부족한 기본자세들을 체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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훓어내고 그 자리를 다른 지식과 영감으로 채워나가는 반복된 시간들을 거치며 이 모든 과정이 내 비타임 토토에 꽈리틀고 앉아있는 낡은 인식들, 굳어가는 관념들, 굳게 닫힌 채 변할 생각조차 없는 사고덩어리들을 쏵 쓸어가주길바랬다. 그 녀석들로 인해 덩달아 이유없이 뛰는 심장과 불안에 휩싸인 감정과 무뎌진 감각까지 되살아나주길바랬다.어느정도 그리 된 것도 같다. 어떻게 아냐면, 내가 안하던 짓을 많이 한다는 비타임 토토다. 가령, 안하던 말도 하고, 화가 나야 마땅한데 화도 안나고 못볼 꼴을 보고도 그냥 넘기고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이해도 가고...
어쩌면 뱃속의 오물과 함께 비타임 토토 오물도 함께 제거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숫자만 채우는 삶이 아닌 속이 영글도록 시간속에 나를 푹... 익혀가는 그런 과정...하던 말을 삼킬 줄 알아야 하고 안하던 말도 내뱉을 줄 알아야 하고 나서서 욕도 먹어줘야 하고 먹던 욕은 그만 먹어야 하는, 어쩌면이랬던 내가 저리로 가는, 그렇게 변화하면서 이쪽도 저쪽도 담을 수 있도록 시간 속에 나를 녹여가는 그런 작업..... 그렇게 나... 중에, 나... 중에 시간의 뚜껑을 열었을 때.... 흐뭇하게 내 삶을 바라보며 미소지을 수 있도록...
그것을 인격, 품격이라 부른다면 그런 비타임 토토겠지만 나에게 인간으로서의 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니 아직 인격이라 품격이라 불릴만한 요소들이 갖춰졌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나를 키워나가는 수밖에...
흘러비타임 토토 것은 흘러가게 냅두고
머무르는 것은 머무르게 냅두고
걷히길 바라지 말고 내가 거둬내고
덮히길 바라지 말고 내가 잊어버리면 그만인거다.
== 다음 주 금요일 새벽 5시. 마인드리셋 10편으로 이어집니다!
주 나는 무엇을 아는가, 몽테뉴, 2005, 동서문화사
* 강의 및 토론 주제는 매달 변경되며 원하시는 강의에만 참여 가능합니다.
[지담북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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